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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 신태용과의 아름다운 이별, 새드엔딩으로 만들 것인가

입력 : 2018-08-02 06:00:00 수정 : 2018-08-01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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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박인철기자] 아름다운 이별은 없는 건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 새 선장은 사실상 외인으로 굳어졌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감독 후보군 포트폴리오를 우선 협상 대상자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최종 후보군이 3명으로 좁혀졌는데 대상자는 모두 외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40억원을 찬조하면서, “외국의 유능한 지도자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할 경우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잘 써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볼 때 신태용 전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거액의 찬조금을 받았는데 다시 신 감독과 협회가 손을 잡는다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다. 이미 신 감독과 협회의 계약도 지난 7월로 종료됐다. 이미 계약이 만료된 감독과 다시 새 계약을 맺는 것 또한 흔치 않은 일. 협회에 따르면 새 감독 발표가 늦어지는 것은 후보군과 세밀한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어 최종 발표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 한다.

결국 한국의 새 감독은 외인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사실 그래야만 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라는 최대 이벤트에서 세계 최강 독일(2-0 승)을 잡긴 했지만, 신 감독의 지도력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신 감독을 내치는 방식 또한 개운해 보이지 않는다. 그간 신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힘썼던 전력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국가대표 감독으로만 ‘3번’ 소방수로 나섰다. 2015년 급성 백혈병에 걸린 고(故) 이광종 감독 대신해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맡아 2016 리우 올림픽에 나섰고, 2017 U-20 월드컵에서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안익수 감독의 후임으로 급히 지휘봉을 잡았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리우 올림픽에선 8강, U-20 월드컵에선 16강에 진출했다. 물론 이번 월드컵에선 경기력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지만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경질 이후 1년도 안 되는 시간만이 신 감독에 주어졌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그런데 협회와 신 감독의 이별 과정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여전히 감독 후보군에 있다고 언급하지만 차선책, 보험용으로만 대하고 있다. 좋게 말해 차선책이지 사실상 이별이 ‘유력’한 상황임에도 말이다. 감독직을 맡겨도 여유나 제대로 된 평가의 기회를 주지 않았는데 이별 과정 또한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신 감독은 월드컵 이후 일본 J리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표팀 새 감독으로 외인을 확정한 것이라면 하루 빨리 신 감독과의 이별을 공식화하고 길을 열어줘야 한다. 이대로면 신 감독과 협회의 동행은 새드엔딩이 되고 만다. 젊고 유능한 지도자와의 엔딩은 해피엔딩으로 끝내야 한다. 그래야 만회의 기회가 생긴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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