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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7-18 06:10:00, 수정 2018-07-17 16:44:59

    [류시현의 톡톡톡] 내 친구 국어

    • 제가 어릴 때 제일 덜 좋아하던 과목은 ‘국어’였습니다. 책 읽는 것이 재밌어서, 움직이는 차안에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던 저는 어쩌다가 ‘국어’와 안 친한 친구가 돼버린 것일까요.

      학창 시절 저는 국어시험을 보면 항상 불만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본문 밑줄 친 부분의 작가의 생각이 무엇인지 고르시오’ 같은 사지선다(四枝選多) 문제에서 제 생각은 정답과 자주 달랐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선생님과 설전을 벌여도 저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국어에 대한 반항으로 정답이 정확한 산수 과목을 더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호주로 가게 되면서 전 호주에서도 고등학교를 다녔는데요. 그곳은 주관식 시험지여서 수학이나 과학은 풀이 과정을 그대로 답안에 작성해야 했습니다. 영어 (그들의 국어) 과목은 주구장창 글쓰기였습니다. 작가와 작가의 작품을 배운 다음에는 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가는 것이 늘 그들의 국어였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그런 학습에 익숙해진 그들이 거침없이 답안지를 그들의 생각으로 채워나가는 모습이 참 놀라웠습니다.

      다양성이 존중받고 창의성이 인정받는 요즘, 저는 제가 받은 국어교육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 모국어로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것이 국어교육일 텐데, 답으로 정해진 작가의 생각만을 고르는 국어 시험만 접하다 보면 무의식중에 우리 사고도 획일화 되어갈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심지어 논술에도 모범 답안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과연 한 사람의 사고(思考)를 정답과 오답으로 나눌 수 있을런지요. 사람의 생각은 다양한 것이고 그 사고를 풀어가는 논리성을 살피는 것이 진정한 논술 시험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무리 외국어나 다른 과목이 중요하다고 해도 언어(국어)라는 매개체가 있어야 배울 수 있습니다. 영상이 중요한 비디오 시대라고 해도 영상을 만들려면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국어가 제일 중요하다는 거죠. 예전에는 한반의 인원이 60명 이상이라 채점이 어려워서 객관식 시험을 봐야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어쨌든 지금의 저는 더 이상 국어시험 볼 일은 없으니 예전보다는 국어랑 더 친하게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ㅎ

      배우 겸 방송인 류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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