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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6-20 14:33:45, 수정 2018-06-20 15:07:19

    썰렁한 스타필드 고양…건물주는 나몰라라

    오픈 1년여만에 이용객 발길 뚝
    정용진 부회장 임대 수입은 유지
    대책 마련 안일…입점 업체 분통
    10월 복합쇼핑몰 규제 ‘분수령’
    • [전경우 기자] 지난 6월 16일 토요일을 맞아 들른 스타필드 경기 고양점은 예전과는 달리, 빈번했던 주차대란이 어느새 옛 추억으로 묻혀져 버렸다. 근래 들어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가 점점 줄어들긴 했으나, 이날은 쇼핑과 영화감상, 여기에 소소한 간식까지 더해 7시간 정도를 보냈는데도 차를 빼려던 밤 9시쯤 옆자리는 운좋게(?) 비어있었다. ‘문콕’ 우려가 없었을까 하는 즐거움도 잠시, 고양시의 랜드마크가 생긴 것처럼 반겼던 지난해 8월 모습은 오히려 뿌옇게 흐려지고 있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이자 경기도 북서부권을 대표하는 복합쇼핑몰을 꿈꿨던 스타필드 경기 고양점이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졌다.

      2017년 8월 24일 개점 이후 긴 줄이 늘어서던 주차장 대기 행렬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이용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때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렵던 식당가는 평일이면 9시 무렵 손님의 발길이 끊어진다. 한 업주는 “어차피 오는 손님도 없는데 왜 밤 10시까지 영업시간 규제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 입점업체들 대부분은 매출 부진으로 인해 발등의 불을 경험하고 있는데도, 신세계는 임대료 수입을 거두는데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러니함이 도출되고 있다. 신세계는 앞서 2016년 9월 스타필드 경기도 하남점을 열었는데, 이곳은 단 4개월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17년에도 영업이익 323억원을 올렸다. 고양점 역시 오픈과 거의 동시에 흑자로 전환해 반 년만에 66억원의 영업수익을 달성했다. 신세계 측은 고양점 오픈 이후 주말 12만여명, 평일 7만여명, 하루 평균 약 9만명이 방문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자세한 감소 수치는 알려주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오픈 시 대비해서는 감소했다”면서 “이는 유통시설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오픈효과가 사라진점을 제외하면 안정적으로 방문객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마트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신세계 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는 임대업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이명희 회장(18.22%)이지만,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사실상의 총수는 9.83%의 지분을 가진 정용진 부회장이다.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으로 등록한 신세계 프라퍼티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이 사실상의 ‘건물주’인 셈이다.

      손님의 발길이 뚝 떨어지자 입점 업체들은 인건비를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 프라퍼티 측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론적으로 입주자의 매출 감소는 건물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세입자의 어려움을 나몰라라 하는 건물주의 행태는 최근 ‘망치 폭행사건’처럼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 입주업체 점주는 “오픈 초기에는 순식간에 재료가 동이 나서 저녁 장사를 못 할 정도였는데 요즘은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들다”며 “일부 업체들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어 우리도 분위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개점 초기 들어섰던 팝업 매장들이 다른 매장으로 바뀐 지 제법 됐다”며 “스타필드 내부에서도 자리 때문에 매출에 성패가 갈려 고민이 많다” 푸념했다.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입주업체가 철수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막대한 인테리어 비용과 시설비를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게 크다. 기업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매장의 경우 철수 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부분이 있어 발이 묶인 상태다. 업체별로 계약조건과 기간이 달라 단체행동을 하기도 어렵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입주업체들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정부의 규제 강화가 ‘스타필드 엑소더스(대탈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규모 전문점에 대한 영업규제 형평성 논란과 관련해 이들 업체에 대한 규제책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홍종학 장관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직접 스타필드를 거론하며 10월중 의무휴업·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가 실행될 것을 예고했다.

      국회도 대형마트뿐 아니라 복합쇼핑몰, 전문점의 영업과 출점 등을 제한하는 규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홍학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안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가 운영하거나 일정 면적 이상의 복합쇼핑몰에 대해 현행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 당선인은 스타필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기존 점포의 매출 감소를 외면한 채 신규출점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발목을 잡혔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최근 모회사 이마트로부터 1500억대 유상증자를 받아 경기도 안성에 신규 점포를 출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직 인허가 절차를 통과하지 못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스타필드 입점을 찬성하던 후보들이 선거에서 낙선했다.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은 안상수 전임 시장이 결정한 모든 사업을 재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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