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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6-15 13:00:00, 수정 2018-06-14 09:58:32

    [SW 위크엔드스토리] 강이슬 “에이스? 끝까지 살아남는 선수가 목표”

    • [스포츠월드=용인 박인철 기자] “오랫동안 농구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보통 3년은 잘해야 ‘진짜 주전’이라는 평을 듣는다. 한 시즌은 누구나 반짝할 수 있지만 꾸준함을 이어가지 못하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그렇기에 강이슬(24·KEB하나은행)에게도 차기 시즌은 중요하다. 지난 2시즌간 어린 선수가 돋보이기 힘든 여자프로농구에서 탁월한 슛 감각을 과시하며 팀 에이스로 불리기 시작했다. 2년 연속 정규리그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고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이번 비시즌에는 FA 자격을 얻고 대박(3년 2억원)까지 터트렸다. 팀 최고연봉이자 전체 6위에 해당한다.

      13일 용인 KEB 연수원에서 만난 강이슬은 “FA가 됐다고 해서 타 팀 이적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어느 팀에 가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상상은 해봤는데 결론은 하나은행이더라”면서 “팀 창단 첫 신인선수라는 타이틀도 싫지 않았고 이 팀에서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구단에서도 잘 배려해줬다. 처음엔 당연히 남겠지라는 뉘앙스를 풍기기에 한 번 튕겨볼까 생각도 했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더라”며 씩 웃었다.

      강이슬은 젊은 선수가 돋보이기 힘든 WKBL에서 빠르게 주전으로 자리 잡은 ‘희귀 케이스’다. 프로 입단했던 2012∼2013시즌과 다음 시즌은 평균 10분도 못 뛰었지만 이후 4시즌은 평균 29분 이상을 뛰었다. 빠르게 자리 잡은 비결이 궁금했다.

      잠시 고민하던 강이슬은 “솔직히 입단 초반에는 조금 자만했다.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뽑혔으니까 어느 정도 대우를 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이다. 오산이었다. 프로에 와보니 언니들과 기량, 정신력, 웨이트 모든 부분에서 차이가 상당했다. 비시즌에 훈련을 엄청나게 했는데도 연습경기에서도 3분 이상을 뛰기가 힘들 정도였다“면서 “그때가 농구 인생 최대 고비였다. 모든 프로 선수들이 그렇겠지만 비시즌 훈련이 가장 힘들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못 뛰면 허탈하고 자괴감이 상당하다. 관두는 선수도 많다. 나 역시 스트레스가 꽤 심했다”고 회상했다.

      극복 비결은 단순했다. 결국 운동이었다. 강이슬은 “운동 말고는 답이 없었다. 운동할 땐 운동에만 집중했고 쉴 때는 ‘제대로’ 쉬었다. 농구 생각은 하지도 않고 푹 쉬었다. 그러니 기회가 오더라. 2014∼2015시즌을 앞두고 박종천(현 KBS N SPORTS 해설위원) 감독님이 새로 오셨다. 보통 감독이 바뀌면 선수단 변화가 생기지 않나. 어떻게든 눈에 들어 식스맨이라도 되려고 악착같이 뛰었다. 그때 운동량이 역대 최고였다. 그걸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출전 시간이 늘어났고 덩달아 자신감도 붙으면서 실력이 늘어나는 걸 스스로도 느꼈다”고 말했다. 

      강이슬의 다른 얼굴은 ‘소녀가장‘이다. 지난 시즌 국내 득점 1위, 3점 성공·성공률 1위 등 돋보이는 공격력을 보였지만 팀은 5위에 그쳤다. 생각해보면 하나은행은 강이슬이 입단한 2012∼2013시즌 이래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5위 아니면 최하위였다. 경기 초반에는 상대와 잘 싸우다가 후반에만 되면 집중력을 잃고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강이슬은 “사실 스스로 에이스라는 생각을 잘 못 한다. 개인 스탯이야 만족스럽지만 팀 성적이 낮지 않나. 또 에이스는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아니라 팀이 어려울 때 해결해주고 잘 뭉치게 하는 리더십을 갖춰야 하는데 나는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김)정은(우리은행) 언니 같은 선수가 진짜 에이스다. 경기가 어려울 때 해결할 줄 알고 코트 밖에서도 후배들을 잘 챙기신다. 최고다. 그런 선수가 돼야 한다”면서 “내 지난 시즌 성적은 운도 좀 따른 것 같다. 비시즌에 체력 훈련을 강하게 한 덕인지 상대 견제를 잘 이겨냈다. 이번 비시즌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있다. 다음 시즌은 팀과 함께 웃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교 5학년. 단순히 키(당시 160㎝)가 크다는 이유로 농구를 시작했던 강이슬은 이제 누구보다 농구를 잘하고 싶고 더 발전하고 싶은 욕심으로 매일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그는 “농구를 시작했을 때는 막연히 프로에 가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는데 이제는 다르다. 계속 발전하고 싶다. 스스로 만족한 적도 없고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인정받았지만 팀을 아우를 수 있는 책임감이 더 커야 한다. (백)지은 언니랑 내가 중심을 잘 잡아줘야 팀도 잘할 수 있다. ‘에이스 3년차’에는 정신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서 “내 목표는 하나다. 끝까지 살아남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매 시즌이 끝나면 동기들이 하나둘 은퇴하고 나이가 찰 때는 2∼3명 정도만 농구를 계속 한다. 좋아하는 농구를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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