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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5-28 06:00:00, 수정 2018-05-27 10:35:18

    [SW탐구생활] ‘잠실 지킴이’ 이승우 보안실장 "팬들 마음, 이해합니다"

    • [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오전 11시 출근, 주차장 관리 업무 뒤 오후 1시부터 구단과 그날의 행사 등을 확인하는 회의를 갖는다. 3시부터 본격적인 경기 준비에 들어간다. 직원들의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5시부터 관중 입장을 진행한다. 경기 중 안전 업무는 기본. 경기가 끝나도 일은 끝나지 않는다. 경기 종료시부터 30분간 원정팀의 퇴장을 돕는다. 이후 홈팀 선수들까지 무사히 퇴근을 마치고 나서야 12시가 넘어 퇴근을 준비한다.

      선수단보다 더 바쁜 일정이다. 바로 잠실구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신화안전시스템 이승우 실장(42)의 하루 일과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도 오전 9시까지 출근해 사무일을 처리하고 경호요원들이 착용하는 물품들을 점검 및 정비한다. 농구나 축구에 비해 경기 시간 자체가 길다 보니 기본 업무 시간도 이를 대비하는 시간도 길 수밖에 없다. 직접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에 대한 애착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이 실장은 벌써 15년 가까이 일을 이어오고 있다. “재미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중간에 잠시 개인사업으로 업계를 떠나기도 했지만 결국 야구장으로 돌아왔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고된 직업이긴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매력도 있고 비전도 나쁘지 않다. 전쟁이 나도 올림픽은 했듯, 운동선수가 있는 한 없어지지 않을 직업”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두산과 LG, 두 구단을 홈으로 두고 있는 탓에 잠실구장은 비는 날이 없다. 이 실장은 “잠실은 두산전이 끝나면 LG전을 준비해야되고 LG전이 끝나면 또 두산전이 있다. 때문에 정비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좀 빡빡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경호 업무도 만만치 않다. ‘야구장’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열띤 응원과 ‘치맥’. 경기 관람으로 인해 흥분한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관객들이 많아 욕을 듣고 멱살을 잡히는 게 다반사다. 때문에 10명을 채용하면 1년 안에 남는 인원이 1, 2명뿐이다. 사실 이 실장은 인터뷰 요청에 부담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했던 경우는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를 포함해 딱 세 번뿐. 남아준 직원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다. 이 실장은 “우리 직업을 알려 같이 일하는 친구들한테 동기 부여 해주고 싶다고 생각 했었다”며 “첫 인터뷰 이후 안 좋은 댓글이 많았다. 그 뒤로 조심스럽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경호팀이 관중에게 ‘인기 있으면 안 되는 직업’이라는 걸 이해하게 됐다. “응원단이나 치어리더 분들은 관중의 기분을 업(UP)시키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반대로 그걸 눌러야 하지 않나”라며 “근무 중 하는 말의 99%가 부정적인 것들이다.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의 생각이 변하는 동안 관객들 인식 역시 변했다. 경호업무를 ‘고생’으로 알아주고 응원을 전하는 관중들이 있다. 더불어 퇴장 조치를 해야할 정도로 과격한 상황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경호요원들이 추워보인다고 따뜻한 커피를 사주신 분도 있다”며 “고생을 알아주는 그런 분들이 있어 아직까지 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때문에 오랜 시간 힘든 일을 함께 견뎌온 직원들을 좀 더 나은 환경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바람이라고. "나중에 과거 지내온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일하면 그 보다 재밌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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