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시선] ‘버닝’한 거장 이창동, 그가 쓴 ‘칸의 역사’

입력 : 2018-05-20 13:38:50 수정 : 2018-05-20 21:01:0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이창동 감독의 칸 영화제 수상이 아쉽게 불발됐다. 하지만 거장의 건재함은 입증했다. ‘버닝’으로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역사를 쓴 것.

19일(이하 현지시각) 제71회 칸국제영화제는(이하 칸영화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폐막식을 열고 12일간 진행된 전 세계 최고의 영화 축제를 마무리했다

이날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게 돌아갔다. ‘만비키 가족’은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가족이 갈 곳 없는 다섯살 소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 경쟁 진출 다섯 번만에 마침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렇게 이창동 감독 ‘버닝’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다. 칸 영화제가 ‘버닝’의 트리트먼트 단계부터 꾸준히 관리를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수상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았기에 아쉬움 역시 큰 상황.

그러나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 F´ed´eration Internationale de la Presse Cin´ematographique)으로부터 주어지는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은 전 세계영화평론가 및 영화 전문기자들이 만든 단체로 칸 영화제를 비롯해 베니스, 베를린,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을 파견해 예술성이 높은 영화를 선정해 시상한다. 경쟁 부문 1편, 감독주간 부문 1편, 비평가주간 부문에 각각 1편 씩 주어진다.
폐막식에 앞서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이 감독은 “여기는 레드카펫도 없고 화려한 카메라 플래시도 없다. 레드카펫을 올라갈 때는 굉장히 비현실처럼 느껴졌었는데, 여기는 현실적이다”라며 “영화 ‘버닝’은 현실과 비현실, 있는 것과 없는 것,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탐색하는 미스터리 영화였다. 여러분이 함께 그 미스터리를 안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 소식은 크게 놀랍지 않다.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현지 시각) 칸 뤼미에르 대극장을 열광으로 물들인 ‘버닝’은 현지에서 작품성을 크게 인정받은 바 있기 때문.

당시 칸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가 끝나자마자 전 세계 언론인들은 일제히 각종 SNS를 통해 한 줄 평을 올리기 시작했다. 먼저 그 시작은 티에리 프리모 칸 집행 위원장이었다. “대단하다, 놀랍다, 강렬하다”로 시작된 그의 반응에 이어 프랑스 배급사 디아파나 미쉘 생-장 대표는 “미장센과 연기가 환상적이다. 그야말로 걸작 그 자체”라며 ‘Masterpiece’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버닝’은 상영 된 경쟁작 중에서도 최고 상위 평점을 기록, 그야말로 모두가 주목하는 강렬한 이슈작임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또 이 감독과 ‘오아시스’ 이후 줄곧 호흡을 맞춰온 신점희 미술감독은 2018 벌칸상을 받았다. 벌칸상은 칸영화제의 기술상에 해당하는 분야. 69회 칸영화제에서 ‘아가씨’의 류성희 감독이 받은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이로써 이창동 감독은 본 시상식과 무관한 상을 품에 안고 귀국한다. 하지만 거장의 이름값은 톡톡히 했다.

2007년 제 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밀양’, 2010년 제 63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시’에 이어 연출 작품 세 편 연속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쾌거에 이어 ‘칸의 찬사’라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8년 만의 복귀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성대했다.

더불어 2000년 제 35회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된 ‘박하사탕’, 2003년 제 43회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다시 한 번 소개된 ‘오아시스’까지 6편의 연출작 중 5편이 칸 영화제에 진출한 역사를 썼다. 칸이 인정한 영화계 거장 이 감독은 이번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가 사랑하는 감독임을 입증했다.

현재 ‘버닝’은 프랑스를 비롯해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판매가 완료됐다. ‘시’ ‘밀양’ 등을 프랑스에 개봉하여 성공시킨 Diaphana사는 최우선 구매를 했고,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시아 8개국이 해당 된다.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러닝타임. 실제로 이창동 감독은 이전 작품들보다 ‘버닝’을 훨씬 젊은 감각으로 연출했다. ‘곡성’ 홍경표 촬영 감독의 합류와 더불어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까지 새로운 배우들의 조합은 ‘버닝’만의 묘한 느낌을 완성했다. 현재 ‘버닝‘은 ‘데드풀2’ ‘어벤져스’에 이어 한국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한편 영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 이창동 감독의 새로운 스타일과 독보적인 미스터리로 칸 영화제 및 전세계를 홀리고 있다.

cccjjjaaa@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