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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츠·아이코스에도 암 사진이? ‘과잉규제 논란’

입력 : 2018-05-13 17:10:16 수정 : 2018-05-13 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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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올해 12월부터 히츠·아이코스·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갑에 암 위험성을 알리는 흡연경고 그림이 부착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와 흡연자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그동안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주사기 그림과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을 일으킵니다’는 경고문구만 기재됐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4일 궐련형 전자담뱃갑에 표기하는 흡연 경고그림 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유사하기 때문에 강화된 경고 그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 경고그림 제정위원회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일반 담배처럼 혐오 사진을 부착하기로 의결했다. 업계는 이를 두고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가혹한 궐련형 전자담배 죽이기”라고 토로하고 있다.

◆일반담배 비해 유해물질 적게 배출하나… “경고그림 부착할 것”

궐련형 전자담배는 미국·영국·중국·러시아 등 주요 선진국의 정부기관에서 이미 유해성분 감소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앞서 관련 유해성검사를 시행한 상당수 국가에서는 일반담배에 비해 해롭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속속 내놓는 중이다. 특히 독일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발암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80~99% 적다는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 독일연방 농림식품부 소속 독일연방위해평가원(Germany Federal Risk Assessment Institute)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독성학적 위험을 평가하는 전략과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가 독성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주요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80~95%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97~99% 적게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이런 내용은 무시한 채 “전자담배는 일반담배 못잖게 해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한 약 40개 국가 중 어느 곳도 궐련형 전자담배에 경고그림을 적용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식약처 유해성 연구결과 발표도 아직… “성급한 결정” 비판도

아직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해성 연구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우선 경고그림부터 붙이고 보자’는 식의 태도도 문제다. 국민건강증진법령에 따르면 경고그림을 결정할 때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나치게 혐오스러워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시안에는 과학적 사실적으로 입증된 내용을 적용해야 한다. 이와 관련 ‘암 발병 확률이 높다’는 경고그림은 주요국 정부 및 정부기관의 연구결과와 반대되는 내용이며, 국내에서는 사실 여부조차 발표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관련 조사에 이미 착수하고 있고, 이르면 내달까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의 핵심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타르 내 10개 유해성분 함유량이 일반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에 각각 어느 정도 들어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국회에서도 정부 차원의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담배처럼 혐오성 그림을 부착하는 것은 과잉규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엔 쇠사슬 이미지 그대로… 업계 “이해불가”

업계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명백히 “차별당하고 있다” 토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민건강증진법령은 전자담배의 경고그림에 대한 규정은 액상형이나 궐련형을 구분해 규정하지 않는다”며 “전자담배에 속한 모든 제품에 대해 똑같은 경고그림을 적용하는 게 문리해석상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동일한 전자담배이나 ‘액상형’ 제품엔 혐오도가 훨씬 낮은 중독성을 강조하는 ‘쇠사슬’ 이미지만 들어가 있다”며 “반면 유해물질이 일반담배보다 적게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까지 입증된 궐련형 전자담배에만 암 사진을 부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 측은 “14일 궐련형 담배 경고그림 시안 발표 이후 행정예고를 하고 최종 고시변경까지 각계의 의견수렴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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