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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숨은 영웅'에게도 박수를…'마당쇠' 마정길, 1년 늦게 은퇴식을 치른 사연

입력 : 2018-05-09 06:00:00 수정 : 2018-05-09 09: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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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돔 정세영 기자] 넥센과 한화의 경기를 앞둔 8일 고척스카이돔. 경기 시작 30분 전인 오후 6시. 양팀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와 도열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마정길(39) 넥센 불펜 코치 은퇴식 개시를 알렸고, 주인공은 소속팀 양팀 선수단의 박수와 함께 입장했다.

마정길 코치는 더그아웃부터 1루 파울라인까지 형성된 ‘팬과의 길’에서 미리 선정된 16명의 팬과 악수를 했다. 이어 ‘선수들과의 길’ 시간에는 현역 시절 넥센에서 함께 뛴 선수, 코치들과 악수를 하고, 마지막 ‘가족과의 길’에서는 부인과 아들, 딸이 함께했다.

이후 전광판을 통해 마정길 코치를 향한 선수단 감사 인사 영상이 상영됐고, 고형욱 단장이 골든글러브를 증정했다. 이택근으로부터 기념액자를, 한화 주장 최진행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은 마 코치는 넥센 선수단의 헹가래를 받으면서 행사를 마쳤다.

지난해 6월 은퇴 선언 후 1년여 만에 열린 은퇴식이다. 넥센 구단은 지난해 은퇴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마 코치는 은퇴 시점이 시즌 중이라는 이유로 구단의 제안을 고사했다. 하지만 ‘숨은 영웅’도 축하를 받고 현역 생활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구단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고, 이날 드디어 은퇴식을 치렀다. 은퇴식이 어버이날인 ‘5월8일’에 열린 이유는 마 코치가 현재 팀 불펜코치로 활약 중이고 마침 이날 상대는 마 코치의 친정팀인 한화와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마 코치는 현역 시절 ‘마당쇠’로 불렸다. 2002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해 지난해 현역 생활을 마쳤다. 프로 통산 13시즌 동안 통산 575경기에 등판했고, 26승21패 14세이브 60홀드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마 코치는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만들어주신 부모님과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6년간 사랑해주고, 응원해주신 넥센, 한화 팬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팬분들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가치 있는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이 오랜 시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주고 싶다. 내가 겪은 경험과 알고 있는 내용을 잘 가르쳐 주겠다”며 “무엇보다 프로 선수로서 자세와 팬에 대한 겸손함 등 인성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코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KBO리그를 주름잡던 레전드 선수도 아니고, 폭발적인 임팩트를 남긴 투수도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프로로서 최선을 다해왔고 이젠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마 코치의 은퇴식, 한 선수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모두가 박수를 보내준 고척돔의 풍경이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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