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오는 5월15일부터 막을 올리는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아래 네이션스리그)에 나선다. 네이션스리그는 지난해까지 진행한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를 대신해 새롭게 출범하는 국제대회이다. 올 시즌 네이션스리그 일정은 1주차부터 5주차까지 중국→한국(수원)→네덜란드→태국→아르헨티나로 이동하며 총 1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5월15일에 첫 경기를 시작해 6월14일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다. 만약 5위 안에 들 경우 중국 난징에서 결선 라운드까지 치른다.
사실 정호영은 이번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오는 6월 중순에 열리는 ‘2018 19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 참가한다. 애초 차 감독은 정호영을 성인 대표팀에 불러들일 계획이었으나, 청소년 대회를 경험하고 합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호영이 대표팀에 합류하는 시기는 청소년 대회 직후인 네이션스리그 막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 감독이 정호영의 합류에 시선을 쏟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정호영은 190㎝의 장신에 점프력과 공격 타점도 높다. 최근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고교 대회를 관전한 V리그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가진 재능과 피지컬은 분명 최고"라고 전했다. 정호영은 지난 2016년 9월 만 15세의 중학생 신분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역대 여자배구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호영은 애초 큰 키 때문에 센터 포지션과 라이트를 병행했으나, 고교 진학 후 붙박이 라이트로 성장하고 있다. 정호영이 급성장을 해준다면, 한국 여자배구는 레프트 김연경-라이트 정호영으로 이어지는 190㎝의 장신 좌우 쌍포를 가동할 수 있다. 김연경과 정호영의 만남이 그래서 중요하다. 대표팀에서 김연경과 정호영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연경의 최대 강점은 강력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력을 겸비했다는 점, 그리고 경기 흐름을 읽으며 공격의 강약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연경이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한 이유도 바로 수비 능력에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사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호영이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습득해야 할 부분들이기도 하다.
주목할 점은 정호영은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 지도자는 "플레이를 살펴보면 리시브에 대한 기본기와 기본적인 감각이 있는 선수"라며 "계속 다듬어 간다면 리시브에서도 강점을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배구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몸으로 겪은 김연경이 정호영의 성장에 밑그림을 그려준다면, 그만큼 한국 배구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
김연경과 정호영의 첫 만남. 시선이 쏠리는 이유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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