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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24 11:36:09, 수정 2018-04-24 18:26:52

    [골프톡톡] 전세계 골퍼들에 스포츠의 감동을 선사한 태국의 주타누간 자매

    • [스포츠월드=배병만 선임기자] 스포츠에는 감동이 있을 때 아름답다. 한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여자컬링팀은 열악한 환경에서 남몰래 쏟은 땀과 팀원들의 끈끈한 정으로 준우승이란 쾌거를 이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칭찬과 박수를 받았다.

      지금 태국에서는 어제(23일) 모리야 주타누간(24)이 LPGA 대회에서 우승한 감동의 여운이 진하다. 태국 언론은 ‘세계를 휩쓴 주타누간 자매’, ‘세계 여자골프계를 흥분시킨 태국의 딸들’이라며 크게 보도하는 것은 물론 스포츠용품업체 등을 위주로 한 모델섭외 요청, 방송출연 섭외가 벌써부터 줄을 잇고 있다. 모리야 주타누간은 하룻밤을 자고 나니 여왕으로 탄생한 것이다.

      5년 전인 지난 2013년으로 시계추를 돌려보자. 그해 2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혼다타일랜드오픈 최종일 챔피온조 마지막 18번홀. 당시 모리야 한살 아래 동생인 아리야는 2위에 2타나 앞서고 쉬운 파5홀을 남겨놓아 태국 여자프로 사상 최초의 LPGA 우승을 손에 다 넣은 듯 했다.

      하지만 드라이브샷한 볼이 벙커턱에 박히고 벌타를 받고 그린에서 더블보기 퍼트마저 비껴나가 트리플을 범하면서 희망이 허무하게 사라졌다. 18번홀 그린 주변에는 축하물세례를 하기 위해 물병 두 개를 들고 있던 언니 모리야의 입술이 하얘졌다. 경기를 마친 아리야는 언니 모리야에 다가와 서로 껴안고 펑펑 울었다. 슬픔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당시 우승은 결국 2타 뒤진 채 경기를 마치고 클럽을 정리하던 박인비에 돌아갔다.

      아리야는 충격에 벗어나지 못한 듯 2014~2015년 고전하며 겨우 LPGA 시드권을 유지한채 드라이버 사용 절제, 마인드 콘트롤 등에 힘써왔다. 한때 ‘역전패의 여왕’이란 별명마저 얻었으나 결국 2016년 5월 요코하마 타이어클래식에서 태국 여자프로골프 최초로 LPGA 우승을 이뤘고 지금까지 7승이라는 혁혁한 성과를 이뤘다. 태국 남자프로골프의 영웅이 통차이 자이디라면 여자프로골프의 영웅은 아리야가 됐다.

      이런 가운데 언니 모리야는 동생의 화려함에 가려 수년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동생이 2016년 무려 4승을 거두는 초절정기를 보낼 때 언니는 2개 대회 4위가 최고 성적이다. 항상 경기를 일찍 마치고 동생의 선전을 빌며 갤러리로 나서 응원하는 언니가 됐다. 주변에서는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지만 언니는 애써 태연하며 “동생이 항상 자랑스럽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준우승을 두차례 하는 등으로 우승 입질을 하더니 올해 고국에서 열린 타일랜드오픈에서도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올해 들어 상위 랭킹을 유지해 왔다. 때론 선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번번이 미끄러져 화룡점정을 찍지 못했다.

      모리야는 사실상 동생 못지 않게 우승 후보다운 실력을 갖췄다. 지난 2008년 브리티시 주니어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아마추어 경력도 화려하고 2013년 LPGA투어에 뛰어들어 그해 신인왕을 꿰찬 유망주다. 지난해 28개 대회 중 27개 대회에 컷을 통과했다.

      결국 언니의 화룡점정은 올해 LPGA 9번째 대회인 LA오픈에서 화려하게 찍었다. 그것도 2013년 동생이 패배해 우승트로피를 넘겨준 기억이 생생한 ’골프 여제‘ 한국의 박인비와 한조를 이룬 상황에서 침착성을 잃지 않고 안정된 기량을 보이며 이룬 결과다. 2013년 데뷔 이후 6년 시즌, 156개 대회만에 마침내 감동의 첫 우승을 이룬 것이다.

      모리야는 응원나온 동생 아리야와 부둥켜 안고 펑펑 울었다. 이번에는 너무나도 기쁜 울음이었을 것이다. 태국 여자골프가 세계 정상수준임을 과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man@sportsworldi.com

      기쁨의 눈물을 펑펑 울린 주타누간 자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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