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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KBO·심판위원장·선수협 회동? 문제는 '현장'의 신뢰다

입력 : 2018-04-14 12:15:14 수정 : 2018-04-14 13: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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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문제는 '현장'의 신뢰다. 

지난 13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시즌 2호 항의 퇴장이 나왔다. 7회말 2사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용규(한화)는 한기주의 몸쪽 높은 공을 마지막으로 삼진 처리됐다. 그러나 공이 다소 높았다고 판단한 선수는 펄쩍 뛰었고, 이 과정에서 나온 욕설(선수는 본인의 아쉬움 때문이라 주장, 심판은 볼 판정 불만으로 판단) 때문에 퇴장 선언이 내려졌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뛰어나왔지만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었다.

◆ ‘탁상공론’ 돼버린 KBO-심판-선수 삼자 회동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갈등이 다시 불거진 시기다. 바로 이날 경기에 앞서 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심판위원회 측 대표가 서울에서 삼자 회동을 가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발생한 볼 패싱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포수 양의지(두산)가 연습 투구를 받던 중 빠뜨린 공에 하마터면 뒤에 있던 심판이 맞을 뻔했고, 결국 고의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위험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KBO 상벌위의 공식 징계를 받게 됐다. 선수와 심판 간 불신이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자리에 모인 정금조 KBO 사무차장, 김풍기 심판위원장, 김선웅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그간 소통 부재에 공감하고 재발 방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동업자 의식'을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자는 생산적인 결론은 그라운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탁상공론에 그친 모양새가 된 것이다. 

◆ 프로는 성적, 현실적인 해결책은?

취지 자체에는 조직의 행정 수뇌부들은 물론 현장의 선수단까지 모두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승패가 왔다 갔다 하는 그라운드에서는 본의가 무색해지기 십상이다. 날이 갈수록 전력 평준화를 이루고 있는 10개 구단은 최근 몇 년간 페넌트레이스 144경기째 갈리는 단 1승으로 가을야구에 희비가 엇갈려왔다. 포스트시즌 승선하지 못하는 팀은 비시즌 감독부터 코치까지 칼바람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선수들 역시 타석 하나하나가 쌓여 연봉과 직결된다는 걸 이젠 잘 알고 있다. 특히 FA를 앞둔 선수는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스피드업'을 기치로 내건 KBO는 타고투저의 흐름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 정상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커졌던 존이 후반부로 향할수록 다시 좁아지면서 선언적인 의미에 그쳤다는 게 현장의 대체적인 후기다. 그러나 심판의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질수록 판정에 대한 불만은 커지는 상황. 욕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불필요한 갈등을 막으려면 보수적인 판정이 더 안전한 길이다.

결국 2018시즌 개막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볼 판정으로 수면 위에 떠오른 문제만 벌써 세 차례다. 선수단의 가장 큰 요청사항은 '일관성'. 심판진 사이 합의된 존 규격은 물론 꼭 있어야 하지만, 정착할 때까지의 시행착오를 감내할 수 있는 선수단의 인내심도 필요하다. 현장의 믿음은 하루아침에 뚝딱 생길 수 있는 게 아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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