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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풍경소리] 봄향기 가득한 '청명절'

입력 : 2018-04-10 18:37:22 수정 : 2018-04-10 18: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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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5일은 식목일 겸 청명이었다. 단비가 내려주어서 어찌나 감사했던지 밤 12시가 지나도록 하늘을 보며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24절기 중의 하나인 청명은 꽃샘추위가 지나고 농부들의 손이 바빠지는 시기이다. 삭풍이 멈추고 새순이 움을 트며 따뜻해진 기운으로 황사가 몰려오다가 청명쯤이 되면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푸르고 맑아진다 해서 청명이란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다. 절기에 남다른 감상을 지니고 있는 필자는 청명 때가 다가오면 두보의 ‘청명’이란 시가 생각난다.

“청명절이 돌아오니 비가 많이도 흩뿌리는데, 길 가는 행인은 비에 젖어 정신이 나가려고 하는구나. 술집이 어디쯤 있느냐고 물어보니 목동이 살구나무 꽃 핀 마을을 멀리 가르켜주도다(淸明時節雨紛紛 路上行人欲斷魂, 借問酒家何處有 牧童遙指杏花村).”

우연의 일치인지 이 시에 나오듯 하필이면 살구꽃은 청명절에 피어나니 봄날의 정취는 두보가 살던 당시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단연 개나리꽃, 목련꽃, 그리고 같은 진달래꽃과인 살구꽃이나 벚꽃과 함께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봄날에 흩뿌리는 빗줄기로 인해 희뿌연 황사는 걷어지고 푸르게 맑아진 하늘을 배경으로 봄꽃들은 그 자태와 향기를 마냥 드러낼 뿐이다.

두보의 시에 보이는 행화촌은 말 그대로 ‘살구꽃 핀 마을‘이라는 뜻인데 이는 가상의 마을 이름이 아닌 실제 지명이라 한다. 두보가 당시 안휘성 행화촌을 지날 때 지은 시라 하는데, 필자에게 있어 안휘성은 황산의 절경으로 유명하다는 것과 안휘성이 두부의 원산지라는 상식으로 각인된 곳이다. 안휘성은 양자강 유역의 경치가 빼어나기로 소문난 곳을 지나면서 절기로는 청명 즈음인데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상황에 비는 내리니 그 아름다움은 더욱 처연했을 것이다. 내리는 비에 걸치는 한잔 술에 대한 갈망은 당연 술 빚는 마을의 은유적 표현인 행화촌을 빗대었으니 어찌 시인의 풍취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인가. 그 때나 지금이나 행화촌은 술집의 이름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24절기 중 하나이자 봄철에 속하는 절기인 청명은 매년 4월 4일에서 6일 사이가 오곤 한다. 절기를 간단하게 말해 지구의공전궤도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궤도인 것이다. 1년 365일 동안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길을 편의상 24개로 나눈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기념일인 식목일과 겹치기도 하며 한식과도 자주 겹치곤 하니 예로부터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라는 말이 있기까지 하다. 이는 청명 즈음이 되면 나라의 식목사업으로서 묘목을 심기에 그 때가 매우 적절하다고 여겨지며, 겨우내 사이에 찾아보지 못한 조상들의 묘를 찾아뵙고 인사드리기 좋은 때라는 뜻일 게다.

또 하나, 천도교의 시조인 최제우가 경신년(1860년) 한식에 동학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알려지기에 종교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날이다. 사실 동학은 단군신앙과 함께 우리나라 고유의 하느님 사상이 아니던가? ‘무극대도(無極大道)’라 하여 한울님(하느님)으로부터 인류구제의 도인으로서 인가를 받은 깨달음을 얻은 날인 것이다. 청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경남지역의 애독자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부산에서 상담을 진행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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