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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10 03:00:00, 수정 2018-04-10 16:37:56

    젊은 여성, '빈혈'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

    20~40대 가임기 여성 발병
    다이어트·월경과다가 원인
    오래 방치하면 자궁·심장 등
    2차질환 유발 위험성 높아
    철분제 의존 말고 병원 가야
    • [정희원 기자] 젊은 여성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증상이 ‘빈혈’이다. 혈액 내 적혈구수가 감소하고 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빈혈은 경제활동이 한창인 20~40대 가임기 여성에서 흔히 나타난다.

      ◆최근 5년간 여성환자 증가, 다이어트·월경과다 원인

      장명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빈혈이 생기면 쉽게 피곤하고, 노곤한 기분이 들며,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한 증상을 먼저 느낀다”며 “피부는 혈색이 없고 창백하게 보이며, 많은 혈액이 지나는 심장에 산소가 부족해져 가슴이 뛰고, 통증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또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 시 숨이 차고, 현기증·두통 등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성 빈혈 환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극심한 다이어트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마른 몸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에 굶거나 지나치게 식사를 제한하는 초절식 다이어트에 나서는 사람이 적잖다”며 “이런 경우 영양분이 부족해 철결핍성빈혈 등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한 경우 자궁근종·자궁선근증 의심

      매달 겪는 생리도 하나의 이유다. 여성은 월경으로 남성에 비해 빈혈을 겪을 확률이 높다. 빈혈기가 느껴지면 ‘소고기를 먹어야 하나’라는 정도로 가볍게 넘겨짚는 이유다. 하지만 빈혈이 지속되는 경우 건강이 보내는 경고등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장 먼저 의심해볼 수 있는 게 자궁질환이다. 자궁내 근육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자궁근종’, 자궁내막조직이 자궁근육층에 파고 들어가 자궁이 비대해지는 ‘자궁선근증’ 등은 공통적으로 과다월경을 유발한다. 이는 출산 후 30~40대 여성에서 흔히 일어나는데 근래 들어 환자 연령대가 더 젊어지는 추세다.

      ◆빈혈, 서서히 나타나 몸이 적응 … 원인질환 키워

      김재욱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자궁근종·자궁선근증은 조기발견되면 치료가 쉬운 편”이라며 “그럼에도 병을 키우는 여성이 많은 것은 산부인과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자궁질환은 대부분 산전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만혼, 비혼·비출산으로 검진 자체를 받지 않다보니 단순히 ‘내가 생리량이 원래 많은가보다’하면서 넘기는 여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최근 내원한 30대 초반 여성 환자 A모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오랫동안 과다월경, 빈혈증상을 보였지만 버티면서 지내왔다. A씨는 점점 체력이 떨어져 건강검진을 하다 빈혈을 발견했다. 원인은 자궁근종이었다. 빈혈검사를 해보니 헤모글로빈 수치는 4.0 수준이었다. 정상 여성은 11, 월경시 10 정도 수준이다. 4.0은 수술 시 출혈로 혈색소수치가 떨어질 때 나타나는 수치다. 원인질환을 제거하고 월경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빈혈이 개선됐다. 실제로 내과에서 빈혈로 진단받고, 의사로부터 ‘생리 문제가 있다면 관련 병원을 찾아가보라’는 조언을 받고 원인질환을 찾는 경우가 많다.

      김재욱 원장은 “여러 여성들이 이런 증상을 겪으면서도 버티는 것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다보니 몸이 빈혈 증상에 적응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한번에 강력하게 아프다면 병원을 찾을텐데 그렇지 않다보니, 일과 가정에 치여 병원갈 시간을 내지 못하고 참고 견디는 여성이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빈혈 자체로 사망하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 2차적인 문제로 사망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며 “빈혈을 방치하면 심장에 부담이 가중돼 심부전 등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40대 넘어 빈혈 심하면 위출혈 우려

      40대 이후 월경량에 문제가 없는데 빈혈이 심하다면 위출혈(위궤양), 치질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드물지만 골수암의 증상일 수도 있다. 골수암은 정상적인 조혈기능이 망가지며 유발되며 빈혈이 주증상이다.

      전문의들은 빈혈이 나타났다면 원인질환을 찾는 게 우선순위라고 입을 모은다. 김재욱 원장은 “빈혈의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철분제 등에 의존하다보면 오히려 병을 키울 확률이 높다”며 “영양제 속 철분 함량도는 빈혈을 치료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자궁질환, 소화기질환 등 어떤 것이든 원인을 일찍 발견할수록 덜 힘든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며 “빈혈이 지속되면 속으로 버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빈혈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아래와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받아볼 필요가 있다.

      1.계단을 1층 이상 오르는 등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차다.

      2. 두통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3. 어지러운 기분이 든다.

      4. 전에 비에 머리숱이 줄어들었다.

      5. 얼굴에 핏기가 없고 점막·귓볼이 하얗게 질려 있다.

      6. 생리량이 기존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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