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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김재환, '공포의 조연'도 가능해 더 무섭다

입력 : 2018-04-08 19:08:37 수정 : 2018-04-08 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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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기범 기자] 4번 타자는 타선의 중심이지만 승부욕에 불타서는 안된다. 오히려 먹잇감이 될 수 있다. 6차례의 전 타석에서 노련미로 빛난 김재환(30·두산)이다.

두산은 빗줄기가 쏟아진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와의 홈경기를 9회말 오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11-10)를 거머쥐었다. 선발 장원준이 4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치고받더니 9-10으로 뒤진 9회말 2점을 더해 극적인 승리, 두산은 4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에 올랐다.

과정에서 ‘3타수 3안타 1타점 3볼넷 3득점’을 기록한 김재환의 진짜 힘이 느껴졌다. 한방이 아닌 팀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4번 지명타자 김재환은 상대 배터리의 경계대상 1호였지만 100% 제 몫을 다했다. 맞닥뜨린 상황을 보자. 1회말 2사 1루에선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타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타격감이 살아있다는 것을 NC 벤치에 각인시켰다.

NC는 정면승부를 피했다. 3회말 2사 2루에선 유인구만 던졌다. 김재환은 욕심내지 않고 차분히 볼넷을 골라냈고 두산은 곧바로 오재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5회말은 무사 1루서 다시 중전안타를 뽑아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어냈다.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의 홈인. 이번에도 징검다리가 됐다.

3-5로 뒤지던 6회말 위압감은 절정에 달했다. 1사 만루, 김재환과 승부를 할 수는 없다. 차분히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고 이후 오재일, 김재호까지 3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부르는 도화선이 됐다. 6-6으로 맞선 8회말도 무사 2루 2B2S에서 볼 2개를 연속 골랐다. 이때 두산은 2사 후 오재원의 2타점 적시타 후 상대실책으로 3점을 더했다.

NC의 끝없는 추격과 역전, 9-10으로 뒤진 9회말에는 동점을 불러왔다. 1사 1루에서 욕심내지 않고 컨택에 중점을 둔 스윙, 깔끔한 외야안타를 좌익수가 공을 빠뜨려 1루 주자 박건우가 홈을 밟아 10-10 동점을 만든 것. 그리고 김재환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오재원의 끝내기 안타 때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4번 타자는 장타생산력이 기량의 척도다. 하지만 그 힘을 아는 상대는 절대로 정면승부를 걸지 않는다. 한 마디로 이날 김재환은 그 틈을 이용해 톱니바퀴의 일원이 됐다. 스포트라이트는 오재원이 받았지만 4번 김재환이 그 이면의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 그는 단 한 타석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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