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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03 15:00:00, 수정 2018-04-03 17:32:36

    시대 역행하는 200㎝ 신장 제한, 누구를 위한 제도 변경인가

    •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신장 제한이 정말 리그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될까.

      KBL은 지난달 4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를 변경했다. 기존의 트라이아웃 제도는 사라졌고, 자유계약이 부활했다. 핵심은 신장 제한이다. 장신 선수는 200㎝, 단신 선수는 186㎝의 신장 제한이 적용된다.

      이는 농구계의 큰 반발을 부른 결정이다. 그동안 단신, 장신 할 것 없이 신장 제한 자체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강했는데 오히려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결정이 나왔다.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프로농구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던 유명 외국인 선수들도 신장 제한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DB의 로드 벤슨(207㎝)은 이번 시즌이 끝나고 현역 은퇴를 결정했기에 큰 문제가 되진 않지만, KGC인삼공사의 데이비드 사이먼이 변화된 제도의 희생양이 됐다. KBL의 공식 프로필 상 203㎝였던 사이먼은 2일 신장 재측정을 했지만, 최종적으로 202.1㎝ 판정을 받았다.

      결국 사이먼은 신장이 줄었음에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나야 한다. 이번 시즌 득점 1위(25.68점), 리바운드 3위(11.11개), 블록 1위(2.08개) 선수와의 뜻하지 않은 이별이다. 정상급 선수가 떠나야 하는 현실이 과연 리그의 질적 향상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가져다줄지 의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구계에선 “신장 측정 시, 한 시즌이 지나 나이가 들어 키가 줄었다는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모 구단의 외국인 선수는 신장이 낮게 측정되는 데 하체운동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체운동에 힘을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력 향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에 선수들이 힘을 빼고 있다.

      이번 신장 제한 규정은 과거 오리온에서 뛰었던 조 잭슨의 활약에 고무돼, 신장이 작으면 핸들링이 좋은 테크니션이 대거 유입될 것이란 김영기 KBL 총재의 견해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실제로 기술과 작은 신장이 큰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 일례로 사이먼도 이른바 ‘빅맨 테크니션’으로 분류되는 선수다.

      게다가 신장 제한에 모든 구단이 손기술이 좋은 외인만 찾아 나설 리도 만무하다. 오히려 전자랜드의 브랜던 브라운과 같은 언더 사이즈 빅맨의 몸값만 불려준 꼴이다. 현재 샐러리캡(두 선수 합해 70만 달러)으로 경기력 향상을 가능케할 수준급의 선수를 데려 올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허점이 많은 제도 변경이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인삼공사의 사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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