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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02 05:30:00, 수정 2018-04-01 15:13:57

    [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이대호 오물 투척' 갑질팬… 한국 축구 자유로울까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한 팬이 롯데 이대호를 향해 오물을 투척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부 팬들은 ‘이대호가 부진했고, 팬들을 무시했다’라며 무차별한 인신공격과 비난으로 인터넷 댓글을 달고 있다.

      모든 일에는 전후 사정이 있게 마련이지만, 인신공격과 오물 투척은 절대 발생해선 안 될 일이다. 이는 프로야구를 넘어 모든 스포츠에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프로야구를 넘어 한국 축구판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과연 한국 축구와 K리그도 이 문제와 관련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확히 1년 전이다. K리그1(클래식) 수원 삼성 소속의 수비수 이정수는 경기 후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오물을 받았다. 패배에 분노한 한 팬이 맥주가 찬 캔을 선수단을 향해 던졌다. 빈 캔이 아니었기에 자칫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이 모습에 충격을 받은 이정수는 K리그 무대를 떠났다.

      이정수는 2010 남아공월드컵 축구대표팀 수비수로 아낌없이 몸을 던지는 수비와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발슛(헤딩+발리슛)’으로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선수이다.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K리그와 이별한 장면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이로 인해 진심을 담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수원 삼성 팬들도 상처를 입었다. 수원 삼성 팬은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팀을 사랑하는 팬들이다. 이 사건으로 수원 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겼다. 그리고 이는 K리그 전체의 문화적인 측면에서 ‘제 얼굴에 침 뱉기’가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도 마찬가지다. 현재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 이하 선수들은 무분별한 비난 속에 휩쓸렸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비난으로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 사투를 펼치고 있다. 신 감독은 최근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개개인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달라. 경기 전부터 기가 죽는다.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한다”고 호소할 정도였다.

      실제로 수비수 장현수는 그라운드 밖에서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됐다.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비난의 소용돌이 속에서 받는 마음의 상처뿐이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메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김보름은 올림픽 당시 받았던 상처로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 부진한 플레이로 비난받았던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회상하며 “선수나 개개인을 향한 비난은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 팀을 향한 건강한 비판을 해주셔야 팀과 선수, 팬이 모두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를 향해 던진 오물, 부진한 선수에 대한 인신공격성 끝없는 악플은 팬의 갑질이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출입해선 안 될 공간에 출입한 국회의원, 기업 오너의 갑질만이 갑질이 아니다. 인터넷상에 댓글 하나도 쌓이며 갑질이 된다. 특히 오물 투척은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 서로 존중 속에 비판이 이뤄져야 사회도 스포츠판도 건강해질 수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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