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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스토리]술·담배 끊은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바보지론'

입력 : 2018-03-30 20:32:10 수정 : 2018-03-30 20: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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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권영준 기자] “같은 실수를 2번 반복하면 바보지.”

박기원(68) 감독이 대한항공의 창단 첫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치른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 홈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05시즌을 시작으로 출범한 V리그에서 14시즌 만에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에서 창단 후 2차례 정상에 올랐으나 유독 챔프전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전까지 총 4번 챔프전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대한항공은 2전3기 끝에 첫 금자탑을 쌓았다.

대한항공을 정상 비행을 이끈 것은 바로 백전노장 박기원 감독이다. 2016~2017시즌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한국 최고의 세터 한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다잡았다. 박 감독은 “한선수가 감독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달라”면서 바깥에서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선입견, 편견과 싸웠다. 그리고 안으로는 자율 배구를 강조하며 선수들의 프로다운 모습을 주문했다.

2016~2017시즌 선수단 합숙 폐지 등 신세대 선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팀을 끈끈하게 만든 박 감독은 부임 첫해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다만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에 밀리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1번의 실패는 도약을 위한 발판이었다. 박 감독은 “2번 실수하면 바보”라고 강조하면서 팀 운용에 변화를 줬다. 시즌 초반 승패보다는 선수단의 체력 소모를 최소화에 집중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 시즌 막판 급격한 체력 저하를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혜화 필레테스 코치 영입으로 ‘정종일 사단’ 트레이너 스태프를 강화했다. 선수단의 유연성 강화 및 체력 강화에 집중한 결과 대한항공은 이번 포스트시즌 동안 7경기를 이틀에 한 경기씩 치르는 살인일정을 버텨내며 정상에 올랐다.

또한 멘탈 강화에 집중했다. 이번 챔프전에서 하루 휴식일 훈련을 모두 폐지했다. 간단한 스트레칭과 선수 개개인의 서브 연습만 치른 뒤 완전 휴식을 부여했다. 박 감독은 “감독은 훈련을 안 하면 불안해 죽는다”고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그래도 선수를 믿어야 한다. 스스로 관리할 줄 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박 감독은 배구판에서 알아주는 주당에 애연가였다. 그러나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으면서 술과 담배를 모두 끊었다. 박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중국 전지훈련에서 진행한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를 따라가려면 나부터 건강해야 한다. 감독이 나이 먹었다고 골골거리면 누가 따르겠나”라며 “선수와 호흡을 맞추려면 술 담배부터 끊고 나부터 건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전노장이지만 젊은 선수와 호흡하기 위해 먼저 솔선수범했던, 그리고 2번 같은 실수 없다고 강조한 박 감독은 그렇게 대한항공의 V1을 이끌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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