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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3-29 09:41:26, 수정 2018-03-29 09:41:26

    [SW시선] 피해자 두 번 죽인 김어준, 블랙하우스 그리고 정봉주

    •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성범죄는 뇌물죄와 비슷하다. 증거가 없다. 그래서 철저하게 본인(피해자)의 증언, 혹은 제3자의 증언에 근거해 처벌할 수 있다. 피해자의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신빙성이 있으면 처벌할 수 있다. 방송을 보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미투 운동, 제보를 해야 처벌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건 그때만 바짝 긴장하다가 시간이 지나 사람들에게 잊힐 때쯤 2차, 3차 가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왕따를 시키고, 역할을 뺏고, 투명인간 취급하고 그러면서 제보한 사람으로 하여금 ‘내 편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게 한다. 다수가 피해자 편이라는 걸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당신이 피해자라는 데에 100% 동의하며 가해자의 처벌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정봉주 전 의원의 말이다. 그렇다. 미투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이래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가해자로 지목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봉주도 그렇다. 정봉주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성추행 장소로 지목된 호텔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말을 조목조목 따져 반박했다. 피해자를 두 번 죽인 행위다.

      여기에 힘을 보탠 것은 SBS 그리고 그와 절친한 김어준이다.

      앞서 22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찍힌 사진 780장을 단독 공개했다. 이날 방송은 해당 사진들을 근거로 정 전 의원이 사건 당일 호텔에 가지 않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는 논란이 된 특정 시간대에 대한 사실확인에 집중했을 뿐 사건 전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에 혼선을 야기했다.

      의혹은 또 있다. 방송 녹화 현장에서 을지병원에서 찍힌 사진들이 공개됐으나 정작 방영분에서는 이 사진들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을지병원을 출발해서 여의도 렉싱턴 호텔로 갔다’는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을 더하는 증거이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에선 빠졌다. 

      두 사람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이하나꼼수)를 진행한 바 있기에 ‘두둔 방송’이란 질타를 받고 있다. 덕분에 SBS를 향해 “언제부터 지상파가 ‘나꼼수’의 놀이터 됐나”는 조롱 역시 쏟아지는 상황이다.

      끝까지 씁쓸한 것은 이들의 태도다. 정봉주는 “죄송하다”며 모든 공적 활동의 중단을 선언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추행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어디에도 없었다.

      미투 운동을 대하는 이들의 자세를 설명하던 정봉주는 어디로 갔나. 2차, 3차 가해를 가하던 그의 지지자들은 어디로 숨었나. 그리고 지상파 SBS와 김어준은 피해자에게 감히 어떤 말을 꺼낼 수 있을까.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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