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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3-27 21:13:11, 수정 2018-03-27 22:21:32

    [현장메모] 도로공사 임명옥, "엄마, 보고있죠… 나 우승했어요"

    • [스포츠월드=화성 권영준 기자] “엄마, 나 우승했어요.”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가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리베로 임명옥(32)은 꾹꾹 눌러 담았던 슬픔을 목에 건 우승 메달에 담았다. 눈물 대신 환한 미소로 하늘을 바라봤다. 챔피언결정전 직전 하늘로 보내드린 어머니께 반짝이는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도로공사는 27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치른 IBK기업은행과의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 여자부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 챔프전 합계 3승으로 스윕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던 도로공사는 구단 창단 첫 챔프전 우승과 함께 통합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이번 챔프전은 ‘박정아 시리즈’로 불릴 만큼 레프트 박정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이바나, 센터 배유나 정대영, 그리고 세터 이효희까지 팀 전체가 끈끈하게 어우러졌다. 그리고 이들이 고속 질주를 펼칠 수 있도록 궂은일은 도맡은 숨은 공로자가 있다. 바로 리베로 임명옥이다.

      도로공사의 주전 리베로 임명옥은 정규리그 30경기에 출전해 세트당 5.883개 디그, 8.733개 수비로 각각 부문 2위에 올랐다. 리시브에서도 세트당 2.850개로 5위를 기록했다. 프로원년부터 활약한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의 탄탄한 수비 덕분에 도로공사는 이바나-박정아로 이어지는 쌍포 라인의 파괴력이 더 강해졌다.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임명옥은 챔프전을 눈앞에 둔 지난 19일 어머니를 하늘로 보내야 하는 큰 슬픔을 겪었다. 큰 경기를 앞둔 시점이라 임명옥은 “조용히 상을 치르겠다”고 했고,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및 코치진, 프런트만 조문을 다녀왔다.

      임명옥은 2005년 프로 원년부터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원팀맨으로 활약한 임명옥은 2015~2016시즌 도로공사로 이적했다. 새 도전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 시기 어머니의 몸에 이상이 왔다. 임명옥은 어머니에게 힘이 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코트를 누볐지만, 이적 첫 시즌 5위, 그리고 2016~2017시즌 최하위인 6위에 머물렀다.

      힘든 시기를 겪었던 임명옥은 이번 시즌 모든 힘을 짜냈다. 그리고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챔프전 우승컵까지 선물할 수 있었지만, 어머니는 홀연히 하늘로 떠났다. 임명옥은 챔프전이 끝나면 울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21일 오전 발인을 마친 뒤 오후에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한 임명옥은 슬픔을 누르고 평소보다 더 밝은 모습으로 훈련에 참여했다. 센터 배유나는 “평소보다 더 평소처럼 지내려고 한다. 지금은 위로가 언니를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며 “언니를 위해 모두가 우승하자고 똘똘 뭉쳤다”고 전했다.

      1차전 5세트 10-14에서 대역전승을 거둔 뒤 모두가 부둥켜안고 “명옥 언니 어머니가 도와주셨다”고 눈물을 흘린 이들은 3차전까지 그 어느 때보다 굳센 의지로 코트를 누볐다. 임명옥 역시 눈물을 꾹꾹 눌러 담고 상대 스파이크를 쫓아 몸을 날렸다.

      그리고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 동료와 함께 부둥켜안고 환하게 웃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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