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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포수 장점? 잘 모르겠다"…조원우 감독은 왜 '언플'도 안할까

입력 : 2018-03-28 06:30:00 수정 : 2018-03-27 18: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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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기범 기자] 어설픈 칭찬은 오히려 독이다. 냉정하게 기량을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 후 처방이 필요하다. 27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조원우 롯데 감독은 포수들을 칭찬을 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 웬만해선 다독여줄 만 한데 그렇지 않았다. 장점을 묻는 말에 조원우 감독은 잠시 생각하더니 “모르겠습니다”고 선을 그었다.

오프시즌 내내 회자한 안방마님 문제다. 강민호가 삼성으로 FA 이적하며 불거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FA 이적이었고 프런트도, 감독도, 동료도, 코칭스태프도 놀랐다. 백업포수는 김사훈 정도로만 생각했고, 미래를 보고 2017년 1차 지명선수로 포수 나종덕을 뽑았다. 하지만 이적 사태가 나면서 사달이 났다. 강민호의 보상선수로도 2017년 지명 대졸 포수 나원탁을 데려왔다. 시간이 흘렀고 김사훈, 강동관 등도 있지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조원우 감독은 개막엔트리에 나원탁(24)과 나종덕(20)을 선택했다. 이른바 ‘나나랜드’로 불리는 포수 듀오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우선 1군 경험이 일천하다. 나원탁은 지난해 12경기, 나종덕은 지난해 5경기만 뛰었다. 그것도 경기 후반 잠깐의 역할일 뿐이었다. 그래서일까, 조원우 감독은 “실제로는 (SK와의 개막 2연전) 단 2경기를 본 것 뿐이다. 장단점을 알 수가 없다”고 흔들림없이 말했다.

조 감독이 나원탁과 나종덕의 장단점을 모를 리 없다.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직접 지켜봤고 분석데이터도 참고했다.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며 내린 엔트리 2명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그저 허상일 뿐이라는 게 조 감독의 진짜 생각이다. 실제 포수의 기량을 판단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1군에서의 모습이라는 것. 연습경기에서 아무리 잘 리드하고 잘 때려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다. “장단점을 아직 잘 모르겠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제부터 진짜 판단의 시험대라는 의미다.

조 감독의 말은 냉정한 현실을 지적했다고 봐야한다. 1군 수십, 수백경기의 경험은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 특히 포수 포지션은 그 가치가 더하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정확히 통하는 포지션이 포수다. 그렇다고 일일이 지시하지도 않는다. 조 감독은 “위기 때는 몰라도 1구 1구 벤치에서 사인을 내는 것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며 “어떻게든 자생력을 키워야한다”고 단언했다.

평소 조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칭찬에 인색하지 않지만 나원탁, 나종덕에게는 달랐다. 그들의 중요성이 너무나 크기에 더 냉정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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