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왕좌를 지키면서 통합(정규리그+챔프전) 6연패에 성공했다. 위성우 감독의 리더십, 박혜진-임영희-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국내 라인업에 영리한 나탈리 어천와까지 잘 어우러지며 5개 구단의 도전을 다시 한 번 뿌리쳤다.
우리은행의 다음 목표는 여자농구(WKBL) 역대 첫 통합 7연패다. 긴 시간 왕좌를 지키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은행의 통합 7연패 달성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은행을 견제할 수 있는 타 팀들의 경쟁력을 WKBL 수뇌부가 강제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WKBL은 다음 시즌부터 기존의 외인 2명 보유, 3쿼터 2명 동시 출전 제도를 폐지하고 1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바꾼다. 외인 재계약 제도도 불과 1년 만에 쓰레기통으로 던져졌다. 외인 비중을 줄이고 국내선수의 출전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2016-2017시즌이 종료됐을 때에는 리그의 박진감을 넘치게 하자며 외인 출전 시간을 늘리더니 불과 1년 만에 국내선수 성장을 이유로 제도를 또 바꿨다. 풀이 좁은 시장 사정을 알기에 WKBL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이렇게 밥 먹듯이 제도를 바꾸는 수뇌부의 ‘일관된’ 모습에는 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WKBL은 최근 3년간 외인 제도를 매년 바꿨다. 꾸준히 제도를 정착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잠깐 단점이 보이면 바로 내다 던지는 집단에 누가 꾸준히 흥미를 갖고 신임을 보일 수 있을까.
그나마 기량 좋은 외인으로 KB가 우리은행에 대적하면서 리그가 흥미로워졌는데 ‘또’ 제도가 바뀌면서 우리은행 독주 가능성만 높아졌다. 만약 보유한 한 명의 외인이 부상이라도 당하면 그 팀은 그야말로 악몽 같은 시즌을 치러야 한다.
기자는 아직도 지난 2월25일 청주에서 열린 KB와 우리은행전(76-72)을 잊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유일하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명승부였다. 두 팀이 보여준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에 땀이 손에 절로 배였다. 기사를 작성하는 데는 골치가 아팠지만 양 팀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수준 높은 외인, 국내선수의 투혼, 지도자의 전술이 한데 어우러진 명승부였다. 다음 시즌에도 이런 합을 또 볼 수 있을까. 지금 같아선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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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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