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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3-12 15:12:25, 수정 2018-03-12 15:12:25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사상 첫 4강행, 서광석 감독의 사부곡에 Cheers!

    • 아무리 친근하게 불러보려 해도 어색한 단어가 ‘아버지’다. 요즘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서광석(41) 감독은 3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부쩍 난다. 그는 선수 시절 현대 오일뱅커스의 윙 포워드 출신으로 2001년 창단 첫 한국리그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국가대표에 발탁되면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00년대 중반, 원체 말수가 적었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쓰러졌다. 내색은 하지 않아도 늘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던 아버지였다. 그러나 뇌수술을 두 차례나 받는 등 10년여의 긴 투병생활이 이어지면서 어느덧 중년이 된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서광석 감독이 11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체코와의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예선 2차전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서 감독은 은퇴 후 서울 경복고에서 코치를 역임하며 2014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지도자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휠체어 없이 거동이 불가능했던 장애인으로 살다 간 아버지를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했다. 충남 아산시 장애인복지관이 운영하는 ‘아산스마트라이노 장애인아이스하키팀’에 봉사활동 개념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지난해에는 아예 패럴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아 데뷔전인 2017 강릉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수확하며 장애인 체육에 발을 제대로 담갔다.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가 누구보다 선수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최적임자를 만나 날개를 다는 순간이다.

      조별예선 2승(1연장승·승점 5)을 달리는 한국은 12일 미국(2승·승점 6)이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조별예선 2차전에서 체코(2패)를 10-0으로 완파하면서 체코와 일본(2패)을 제치고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패럴림픽 사상 첫 4강행을 확정했다. 이 같은 쾌거는 지휘봉을 잡은지 단 1년 만에 대표팀의 조직력을 확실히 다져 놓은 서 감독의 공이 크다.
      서광석 감독이 11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체코와의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예선 2차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서광석 감독(왼쪽)이 11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체코와의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예선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골리 유만균을 격려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날 서 감독은 본지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훈련을 독하게 시켰다. 하루에 실전 연습 2회는 기본이고 지구력을 기르기 위해 스케이팅 훈련도 빼놓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스케이트 대신 퍽이 통과할 수 있는 양날이 달린 썰매를 탄다. 두 개의 스틱을 사용해 빙판을 이동하는데, 정규 시간 45분 동안 끊임없이 노를 젓다보면 이만한 ‘중노동’도 없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다. 하지만, 훈련량이 쌓이다보니 스케이팅에 확실히 힘이 붙더라. 이제껏 잘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한없이 고마운 마음뿐이다”고 밝혔다.

      이제 서 감독의 목표는 우승이다. 대표팀은 13일 오전 12시 세계랭킹 2위 미국과 예선 마지막 경기인 3차전을 치른다. 미국과는 8전 전패로 절대 열세이지만 A조 1위가 유력한 캐나다를 4강전에서 피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서 감독은 “아버지의 영전에 우승컵을 바친다면 더 뜻 깊을 것 같다. 처음부터 진다는 생각은 안한다. 일단은 수비적인 플레이로 가겠지만 빈틈을 노린다면 반드시 찬스가 올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릉=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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