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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웃는 그들을 볼 수 있을까… '해체 선언' KDB생명, 역사 뒤안길로

입력 : 2018-03-07 20:47:26 수정 : 2018-03-07 22: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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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부천 박인철 기자] KDB생명 선수단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날을 다시 볼 수 있을까.

KDB생명이 지난 6일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에 공문을 보내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구단 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7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과의 원정경기는 KDB생명이란 유니폼을 입고 치른 마지막 경기다. 이로써 2000년 전신 금호생명으로 WKBL에 뛰어든 KDB생명은 1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KDB생명은 이날 84-61(28-15 13-13 19-12 24-21)으로 패하면서 22연패(4승 31패), 단일 시즌 역대 최다연패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만난 박영진 KDB생명 감독대행도 연신 ‘답답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선수단에 밝은 표정을 찾기도 힘들었다. 베테랑 조은주는 정중히 인터뷰를 사양했고, 젊은 선수들은 농구공만 만지작거렸다. 박 감독은 “아시다시피 이날 경기가 KDB생명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다. 최종 미팅에서도 프로답게 마무리하자고 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다들 ‘멘붕‘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실 KDB생명의 구단 운영 포기는 공론화하지 않았을 뿐, 널리 알려진 얘기였다. 모기업의 재정악화로 최근 3년간 허리띠를 최소한까지 졸라매 구단 살림을 꾸렸다. 그래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지난해 5월 일찍 WKBL에 구단 운영 포기 의사를 전했다.

WKBL 규약상 부도 외의 이유로 리그를 탈퇴하는 구단은 WKBL에 1시즌 운영비를 지급하게 돼 있어 바로 인수 구단을 못 찾아도 다음 시즌은 WKBL의 위탁 운영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만약 1년 넘게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한다면 선수단은 영락없는 실업자 신세가 된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KDB생명의 남은 공식 일정은 시상식 참가(8일) 뿐이다. 휴가를 갔다와도 정해진 일정이 없다. 통상적으로 5월까지 받는 월급도 3월 이후로는 구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훈련도 쉽지 않다. 선수단은 오는 15일이 지나면 홈구장인 구리체육관 사용이 불가능하다. 숙소와 식당 이용도 어려워 개인 짐도 자택으로 다 옮겨야 한다. 대만 출신 귀화선수 진안은 짐을 대만으로 보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있다.

“이제 막 프로가 된 선수들은 성장의 즐거움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표정에 묻어 나오는데 감독으로서 해줄 말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 답답합니다. 제발 5개 구단으로 줄어드는 일만은 없기를 없어야 할 텐데요. 연맹, 기업 관계자분들이 우리 선수들에 날개를 달아줄 수는 없을까요.” 박 감독대행은 마지막까지 굳은 얼굴을 펴지 못했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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