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캠프 엿보기] 공손히 모은 두 손, '2년 차' 로하스가 더 기대되는 이유

입력 : 2018-02-27 06:00:00 수정 : 2018-02-27 09:02:4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 샌버나디노(미국) 이지은 기자] "죄송해요. 손이 시려워서 그랬어요."

지난 26일 미국 샌 버나디노 샌 마뉴엘구장, 구단 버스로 향해 가던 정명원 kt 투수코치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멜 로하스 주니어(28·kt)의 옆에 섰다. 당시 인터뷰에 한창이던 로하스가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사이, 정 코치는 로하스의 왼손을 상의 주머니 밖으로 끄집어냈다. 그러자 로하스는 주머니에 넣고 있던 나머지 오른손마저 화들짝 꺼냈다. 정 코치는 "그냥 장난친거다"라고 웃었지만, 로하스는 "손이 시려워서"를 거듭 강조하며 기자에게 사과까지 했다.

로하스는 지난해 6월 외인 타자 조니 모넬의 대체 선수로 시즌 중 영입됐다.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까지 포함해도 KBO 생활은 약 반 년 정도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로하스는 한국 문화를 많이 익혔다. 한국에서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상대에게 말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도 그 중 하나다.

"내 고향(미국)에서는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다"라며 민망한 웃음을 지어보이던 로하스는 "처음보단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때로는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한국 문화를 존중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있다. 아직도 배워가야할 게 많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차이를 받아들이려는 열린 자세는 kt가 꼽는 로하스의 강점이다. 사실 영입 당시 빅리그 경력이 없던 로하스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 내부에서도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합류 직후 1번에 배치하면서 한국 투수들에게 적응할 수 시간을 줬고, 그 과정에서 로하스는 자신의 고집을 세우기 보다는 코치진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타격폼을 조금씩 수정해나갔다. 0.106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최종 0.301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데도 주효했던 점이다.

이제 한국 무대 2년 차, 올해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로하스는 "투수들의 움직임이 미국에서와는 천지차이였다.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콜도 달라서 초반에는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라며 "이제는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얻은 정보가 있다. 올해는 더 쉬워질 것이다"라면서도 한 가지를 더 강조했다. "KBO리그 자체가 쉽다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