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8번홀은 롱홀이고 투온이 가능한 비교적 쉬운 홀이어서 파 또는 버디가 일반적일 정도였다. 그래서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을 비롯한 태국 팬들은 숨을 죽이며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려 했다.
하지만 운명의 신은 얄궂었다. 주타누간은 예상과는 달리 미스샷과 벌타, 미스퍼팅을 범해 예상치 못한 트리플보기를 범하고 최종 11언더파로 박인비에 한타차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축하 세리모리를 하려 양손에 물병을 준비한 모리야 주타누간은 입술이 하얘졌고 결국 자매는 부둥켜 안고 태국팬들과 함께 울었다.
올해 LPGA 3번째 대회인 2018 혼다 타일랜드 오픈(총상금 160만 달러, 약 17억1000만 원)이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태국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파72/6,576야드)에서 열린다.
올해는 디펜딩 챔피언 한국의 양희영(29, PNS 창호)을 포함해 한국의 LPGA 강자들이 총출동해 지난주 고진영(23,하이트진로)의 우승에 이어 2회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세계랭킹 2위인 박성현(25,KEB하나은행)을 비롯 3위 유소연(28, 메디힐) 6위 전인지(24, KB 금융지주), 12위 김세영(25, 미래에셋), 그리고 세계랭킹 16위로 뛰어오른 ‘슈퍼 루키’ 고진영 등이 출전하니 한국 선수 우승 확률이 매우 높다.
지난해 신인왕 겸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인 ‘LPGA 한국스타’ 박성현은 이 대회를 시작으로 올시즌을 오픈하는 등 한국 선수 대부분이 이 대회를 올 시즌 데뷔 무대로 잡고 있다. 지난해 준우승만 5차례하는 영예스럽지 못한 진기록을 가진 전인지는 올해 KB 국민지주 마크를 머리에 달고 와신상담 우승 트로피를 노릴 것이 분명하다.
일본투어 한국강자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1988년 동갑내기 김하늘(30, 하이트진로)과 이보미(30, 혼마)가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일본투어 3승에 빛나는 김하늘과 지난 2015~2016년 2년 연속 상금왕인 이보미도 합류해 우승경쟁과 함께 대회 흥행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지난해 1승씩 올렸던 이미림(28,NH투자증권), 이미향(25, KEB 금융그룹), 지은희(32,한화큐셀)도 출전 명단에 올려 내심 또다른 한방을 노릴 듯하다.
세계적인 다른 국가 선수들도 가세해 이 대회 우승을 넘보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중국의 펑샨샨(31)을 비롯 4위 미국의 렉시 톰슨(23), 5위 스웨덴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31), 8위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23), 9위인 40대 골퍼 미국의 크리스티 커(41) 등 세계 톱 20위에 17명이 출전하니 참가선수 수준이 메이저급이다.
지난 2013년 눈물을 흘렸던 아리야 주타누간은 2015년 LPGA에 데뷔해 그간 LPGA 7승을 거둔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나 이번 대회에서 한살 위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24, 세계랭킹 21위)과 함께 고국팬들의 환호 속에 태국 선수의 첫 우승을 간절히 바랄 것이다.
이 대회는 한국 우승이 많다는 점도 우리로서는 매력적이다. 2013년 박인비 우승에 이어 2015년, 2017년에는 양희영이 우승해 이번에도 한국선수에 우승 트로피가 안겨다 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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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앞두고 리셉션에 참가한 양희영(왼쪽부터),모리야 주타누간, 렉시 톰슨, 다니엘 강, 미셀 위, 앨리슨 리, 리디아 고. 사진=LPGA 홈페이지
지난주 우승한 고진영.
태국행 비행기내에서의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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