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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엿보기] 김아랑 #헌신 #희생 #투혼… 금메달만큼 빛났다

입력 : 2018-02-17 23:09:40 수정 : 2018-02-17 23: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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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강릉 권영준 기자] 체력이 바닥났다. 이미 메달권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동생이 앞에서 투혼의 질주를 펼치고 있다. 다시 이를 악물었고, 끝까지 경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2~3위권 경쟁자들이 가속도를 붙이지 못했다. 결과는 4위. 하지만 헌신만은 금메달만큼 빛났다. 김아랑(23·고양시청)의 이야기이다.

김아랑은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치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선에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쉬운 결과였다. 3위권에 들었다면, 이날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팀 후배 최민정(20)과 함께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다. 시상대에 2명의 태극낭자가 환하게 빛나길 국민은 기대했지만, 그 장면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김아랑은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했다. 김아랑은 경기 후 “많은 분이 아쉬워하시는데, 나는 만족할수 있는 경기를 했다. 후회는 없다”며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려고 한다. 마음을 다잡겠다. 계주에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웃고 싶다”며 맏언니다운 모습을 보였다.

사실 김아랑은 이날 경기에서 레이스 막판 체력이 떨어지면서 스퍼트에 힘을 내지 못했다. 3바퀴를 남기고 최민정이 선두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간 가운데, 김아랑도 힘을 내려고 했지만 속도를 올리지 못했다. 김아랑은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초반부터 앞쪽에서 레이스할 계획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마지막에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김아랑이 마지막까지 레이스르 포기하지 않고 2~3위를 차지한 리 진유(중국)와 부탱 킴(캐나다)와 끝까지 경쟁하며 견제했다는 점이다. 최민정의 폭발적인 스퍼트가 이날 레이스를 좌우한 결정적인 요인인 것은 사실이며, 이와 함께 김아랑의 헌신적인 레이스에 경쟁자를 견제해 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빛났다. 그리고 경기를 마친 후 최민정에게 진심어린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함께 웃었다.

김아랑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큰 부담을 느꼈다. 맏언니 역할을 맏아서 팀을 이끌어야 했다. 이 가운데 선수촌 이탈 논란이 일어났고, 대회 들어서는 최민정의 실격까지 탈이 많았다. 하지만 김아랑은 대회 전체 일정을 고려해 팀 분위기를 이끌어왔다. 
투혼도 뜨거웠다. 김아랑은 지난해 1월 전국동계체전 여자 3000m 레이스 도중 상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얼굴을 다치는 사고를 당해 응급실로 향하는 위험한 상황까지 갔다. 1년전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아 여전히 밴드를 얼굴에 붙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얼굴에 밴드가 붙어 있었다. 충돌의 트라우마가 있게 마련이지만, 김아랑은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기쁜 소식을 국민께 전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희생과 헌신,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정신까지 김아랑의 투혼은 금메달만큼 빛났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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