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음향·액션 등 품질면 ‘으뜸’
무술영화 버금가는 액션성 자랑
‘천애’로 불리며 고정 팬층 확보
최근 온라인 게임 업종의 특징으로는 쪼그라든 시장에 대한 반발작용으로 콘텐츠 체험자들의 충성도는 오히려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놀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든 탓에 ‘애정 밀도(密度)’는 더욱 촘촘해지는 모습이다. 게임 이름이 긴 탓에 이를 하나로 줄여보려고 사용한 명칭 압축 현상이 팬들의 일체감을 거치면서 흥행 코드로 부상하고 있는데, ‘천애명월도’도 고정 이용자 층을 형성하면서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탔다.
실제 ‘배그’(배틀그라운드)와 ‘롤’(리그 오브 레전드), ‘옵치’(오버워치) 등 현재 국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3인방 모두 줄임말이면서 애칭이나 별칭이 생겼다. ‘천애명월도’의 경우 ‘천애’로 불린다. 유저들은 ‘천애’로 통일해 쓰고 있고 이 게임의 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넥슨에서도 관련 팀 명칭이 ‘천애팀’이다. 이는 아직 초반이긴 하나 ‘천애명월도’가 크게 조명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천애명월도’는 PC방 조사사이트 게임트릭스 기준으로, ‘리니지’를 제치며 점유율 9위를 달리고 있고 한지붕 가족인 ‘메이플스토리’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충성도가 높은 MMORPG 장르 특성상 이용자 움직임이 둔한 게 사실인데, 신작으로서는 팬들을 불러모으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천애명월도’는 중국 게임 기업 텐센트에서 6년간 130여명을 투입해 만든 대작이다. 무협소설 대가 고룡의 동명소설을 기반으로 무협 게임의 액션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뒀다. 지난 2016년 중국에서 먼저 나온 뒤 현지 온라인 게임 순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특히 중국에서 한국산 최상위 MMORPG 게임이 벌어들이는 1년 매출을 거의 월 단위로 쓸어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나가는 한국 게임과 비교해 10배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셈이다.
또한 초대형 MMORPG답게 방대한 놀거리로 무장했다. 이용자끼리 대결하는 PVP와 시스템 격돌인 PVE, 세력(길드)전, 각종 던전과 레이드를 기본 장착했고 내달에는 최대 640명이 참가할 수 있는 RVR(진영 대 진영이 싸우는 방식) 콘텐츠를 완성한다. 이어 해상의 드넓은 세계를 탐험하고 무역과 해전을 펼칠 수 있는 ‘항해’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체험자가 원하는 콘텐츠만 시연해도 필요한 아이템과 자원을 얻을 수 있는 순환구조 시스템도 백미다. 이밖에 직접적인 아이템 획득이 아니어도 자유경제 상호작용 같은 여러 보조 장치로 ‘득템’할 수 있다.
한편, 넥슨은 ‘천애명월도’의 국적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산 게임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보완책을 다각도로 마련했고, 결론적으로 이용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넥슨은 70명이라는 상당한 숫자의 인력을 투입해 한국화에 공을 들였다. 무협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MMORPG를 해봤다면 어렵지 않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무협 스토리, 용어 번역에 집중했다. 억 단위 이상의 비용을 투자해 정재헌, 최덕희 등을 포함한 유명 성우 20여명을 섭외했고 한국어 음성 녹음을 완벽하게 끝냈다. 원작 소설 ‘천애명월도’의 한글판 전자책을 무료 배포하면서 측면 지원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전자책 삽화 작업에는 웹툰 ‘고수’ 작가진이 참여했다. 넥슨에서 PC 온라인 게임 사업을 총괄하는 김용대 본부장은 “‘천애’는 대규모 길드전과 전투, 그래픽 등 온라인 MMORPG의 흥행공식을 두루 갖춰다”며 “현재까지 살아남은 MMORPG 장르의 속성처럼 오랜 기간 사랑 받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놀거리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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