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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수훈 선수' 강아정은 왜 눈물을 흘렸을까

입력 : 2018-01-30 06:05:00 수정 : 2018-01-29 13: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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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박)지수가 다른 팀에 갔다면…”

28일 KDB생명과의 시즌 5차전이 열렸던 구리시체육관, 이날 KB국민은행의 수훈선수로 들어선 강아정(29)의 눈꼬리에서는 엷은 웃음기가 비쳤다. 이날 강아정의 기록은 3점포 4개 포함 22득점 7어시스트 2리바운드. 부상에서 복귀한 뒤 치른 5경기는 물론, 이번 시즌 출전한 19경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좋은 성적표였다.

사실 ‘에이스의 부담감’에 관해서라면 강아정에게는 으레 돌아오는 단골 질문이다. 하지만 이날 ‘변연하’에 이어 ‘박지수’의 이름을 입에 올리던 강아정은 별안간 울컥했다. “정신적으로도, 플레이에서도 많이 의지하던 연하 언니가 은퇴했다. 주변으로부터 ‘좋은 센터가 있는데 네가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박지수가 다른 팀에 갔다면 더 큰 선수가 됐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부족한 부분을 내가 해소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팀에 정말 미안하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든 자잘한 부상은 안고 있다지만, 강아정의 경우에는 조금 더 심각하다. 발목에서는 복숭아뼈가 계속 웃자라는 상태로, 수술을 두 차례 받았음에도 뼛조각이 떨어져나와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 발목이 아프다 보니 허리에까지 무리가 갔다.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안덕수 국민은행 감독과 함께 일본에 있는 전문 병원도 찾아가 봤지만, 의사로부터도 “처음 보는 전례 없는 증상이다. 수술을 한다고 해도 복귀가 언제 가능할지 확답을 줄 수 없다”라는 답변이 나왔다.

안 감독은 “본인의 의지가 커서 웬만하면 잘 빼지 않지만, 선수 생명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라며 선수 관리에 들어갔다. 현재 강아정은 경기 전날 오후, 당일 오전 훈련 정도만 소화하면서 출전을 이어가는 상황. 이런 방식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강아정은 “내가 뛰었으면 몇 승을 더 할 수 있느냐를 논하는 게 아니다. 내가 다치는 바람에 주전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쉬지 못하고 경기를 계속 뛰어야 한다. 함께 뛰어야 하는데 못 뛰어주는 것 자체가 마음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결국 강아정의 눈물은 에이스의 책임감이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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