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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김윤석 "박종철 열사와 高동문… 공부도 잘했던 선배"

입력 : 2017-12-18 06:30:00 수정 : 2017-12-18 14: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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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김윤석이 아닌 다른 배우는 생각할 수 없다. ‘타짜’ ‘추격자’ ‘황해’ ‘검은 사제들’ ‘남한산성’ 등 그가 출연한 모든 작품이 그랬다. 대체 불가능한 배우, 화면에 있는 것 만으로 이야기가 되는 배우. 쉬지 않고 러브콜이 들어오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김윤석은 영화 ‘1987’(장준환 감독)의 핵심 캐릭터로 2017년 연말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는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뤘다. 김윤석은 극 중 사건의 증거인멸을 주도하는 대공수사처 박처장 역을 맡았다. 박처장은 평안남도 지주 집안 출신으로 6.25가 나던 1950년에 월남, 그 시절 겪은 고초로 ‘빨갱이’라면 치를 떤다. 매서운 눈빛, 권위와 신념이 읽히는 강한 인상이 눈에 띄는 인물이다. 사선에 선 부하들을 아버지처럼 품다가도, 목적에 위배되는 대상에겐 가차없이 응징을 지시하는 그. 폭력의 시대, 그 맨 앞자리에 있던 캐릭터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전국민이 알고 있는 경찰 발표다. 그만큼 표현에 고민이 많았을 텐데.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대사 뒤에 ‘어?’를 붙이며 앞을 바라본 것은 자연스럽게 나온 장면이다. 사실 이 문장을 매끄럽게 연결하려면 ‘쓰러졌습니다’가 붙어야 하는데, 이게 말이 안되는 상황이지 않나. 그래서 동의를 구하듯이 혹은 믿으라는 강요의 의미로 ‘어?’가 튀어나왔다. 장면을 찍을 때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더라. 불과 30년 전 이야기인데, 너무 기가 차서 말이다.”

-외적인 변화도 줬다.

“이 인물이 상징하는 바를 그렸다. 권력을 상징하는 헤어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올백을하고 이마를 엠(M)자로 팠다. 하관이 두드러져야 권력, 위압감이 느껴질 것 같아 마우스피스를 꼈다. 실제 인물이 거구라 두껍게 몸에 패드를 둘렀고. 인터넷에 몸짱처럼 보이는 패드를 팔더라. 놀랐다. 근데 이건 젊은 친구들이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거고 우린 소재만 가져와서 따로 만들었다.”

-평안도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것은 죽도록 연습하는 길밖에 없다. 네이티브를 만나 지도를 받고 녹음도 따라 했다. 평안남도 사투리는 북한의 표준어에 가깝다고 하더라. 남북 정상회담에선 그들이 정제되어 있는 말을 쓰지 않나. 그게 평안도 사투리다. 또 박 처장은 6·25 때 월남해 30년을 서울에서 산 사람이어서 그런 것도 신경 쓰며 연기했다.”

-박종철 열사와 부산혜광고 동문이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박종철 열사는 3학년이었다고 한다. 학교 다닐 때는 전혀 몰랐지만,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공부를 굉장히 잘했던 선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는 ‘남한산성’ ‘1987’처럼 아픈 역사를 다룬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실제 있던 이야기를 다룰 때는 자료조사를 잘해야 한다. 왜곡하면 안된다. 의도치 않게 잘못 표현할 수도 있으니 선택과 집중에 신경써야 하고. 사실 이런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도 하나의 흐름인거 같다. 올해는 그런 역사를 다룬 작품이 많지 않았나. 제작자, 투자사들이 의도한 바는 아닐거다. 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가는거 같다.”

-하정우와는 ‘황해’ 이후 7년 만에, 강동원과는 ‘검은사제들’ 이후 2015년 이후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다.

“역시나 충분히 넘치게 잘해줬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하는 배우들이 됐더라. 맡은 역할만 신경쓰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하정우와는 작품으론 7년 만이지만 그동안 자주 술자리를 갖고 있었고(웃음).” 

-하정우, 강동원 외에도 여진구 등 김윤석과 인연을 맺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장준환 감독과 여진구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분위기가 좋았다. 모두 하나였다. 배우들이 자기 촬영분을 찍고 간 뒤, 내가 감독님께 앞 촬영 어땠냐고 물어보면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다들 쇼트트랙처럼 밀어주고 끌어주며 촬영한 영화다. 화기애애 했다.”

-연말에 개봉 영화가 몰렸다.

“연말 대미를 장식하는 데 우리나라 영화 3편이 장악하는건 좋은 일이다. ‘1987’은 이들 중 마지막인 27일에 개봉한다. 올해가 6월 항쟁 30주년이다. 이럴 때 개봉하게 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올 한해를 ‘1987’로 마감하고, 새해도 ‘1987’로 열게 돼 정말 행복하다. ”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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