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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구단이면 안갔죠" 코치 이병규가 말하는 인생 2막

입력 : 2017-11-14 06:00:00 수정 : 2017-11-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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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지은 기자] "시작을 LG에서 했으니까요."

이병규(43) LG 코치는 1년 만에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16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올해 SKY SPORTS 해설위원으로 일하면서는 운동복보다는 정장 차림에 익숙해졌던 터. 하지만 선수 시절과 꼭 같은 모습으로 지난 13일 잠실구장을 찾은 이 코치는 "운동을 따로 하지도 않았는데 현역 때와 사이즈는 똑같다"라며 "이렇게 빨리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될지 몰랐다. 굉장히 기분 좋다"라고 크게 웃었다.

비록 2017년 6위로 가을야구에서 멀어진 채 쓸쓸하게 비시즌을 맞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가 팀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LG의 스토브리그는 다시 뜨거워졌다. 1997년 데뷔 후 일본 진출(2007~2009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LG에 몸담았던 이병규는 팀에서 역대 가장 화려한 선수생활을 한 타자다.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잠실을 홈으로 쓰는 선수 최초 30-30클럽에 가입했고, 2005년에는 외인 제인 데이비스를 뛰어넘은 타격왕이 되기도 했다. 방망이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코치의 합류는 팬들에게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영구결번' 타자가 외부에서 바라본 2017시즌 LG는 어땠을까. 이 코치가 준비한 답변 역시 타선에 있었다. "규정타석을 달성한 타자가 너무 없었다. 주전 자리가 확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동시에 타자들이 믿음을 못 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전 자리라는 게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주는 면도 있다. 그런 생각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어린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면서 힘들게 생활한 것 같다"라는 설명이다.

책임감을 강조하는 건 이병규의 지도자관까지 맞닿아 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를 묻는 말에 이 코치는 내내 "스스로"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던 시절 이시미네 가즈히코 코치에게서 배운 부분. 이 코치는 "전혀 다른 세상의 야구였다. 먼저 말씀하지 않고 항상 지켜만 보시다가, 선수가 스스로 다가가면 해답을 주셨다"라며 "아무래도 현재 LG의 선수들은 의지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스스로 찾으려고 노력하는 선수가 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코치로서의 첫 출근일, 첫 일정은 이천 챔피언스파크(LG 2군 구장)에 남은 몇 안 되는 선수들을 맨투맨 지도하는 일이었다. 선배 코치들에게 커피와 수건 놓는 자리, 회의와 회식 때 앉아야 할 위치를 각각 안내받는 어색한 출발 속에서도 이 코치는 한 가지만은 분명히 했다. "다른 구단에서 제의가 왔다면 안 갔다. 시작을 LG에서 했으니 끝도 LG에서 하고 싶은 바람이다. 코치로서의 첫 시작도 당연히 LG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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