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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최민식 “후배들이 허당이라고…무서운 사람 아니에요”

입력 : 2017-10-29 13:35:07 수정 : 2017-10-29 13: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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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유머러스하고 유쾌하다. 최민식과 대화를 나누면 한 시간이 10분처럼 지나간다. 주제도 다양하다. 연기부터 그의 근황까지, 데뷔 28년차지만 아직 우린 최민식이란 배우가 궁금하다.

‘악마를 보았다’ 연쇄살인마, ‘범죄와의 전쟁’ 비리공무원, 역대 한국 최고 스코어인 1761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 이순신 장군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력, 흥행력까지 갖춘 최고의 배우 최민식. 그가 이번엔 법정스릴러 ‘침묵’을 들고 왔다. 최민식은 극 중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하나뿐인 딸이 지목되면서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남자 임태산으로 분했다.

그의 날카롭고 섬세한 감정표현은 정지우 감독을 만나 완벽한 시너지를 선보인다. 두 사람은 영화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의기투합 했다. 정 감독은 “‘침묵’은 장르가 최민식인 영화다. 절정에 다다른 한 남자 배우의 순간들을 여러번 봤다”고 믿음과 신뢰를 나타냈다.

11월 2일 개봉을 앞둔 ‘침묵’. 관객의 냉철한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최민식과의 대화를 공개한다.

-개봉 전이다. 떨리는가.

“늘 떨린다. 관객에게 우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될까’ 하는 부분이다. 작업을 할 때 우리가 의도한대로 관객의 리액션이 딱 맞아떨어지면 그게 참 좋더라.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극장을 감싸는 공기가 있는데 그걸 보면 관객의 반응을 알 수 있다. 얼마전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함께 봤다. 관계자분들이 보시는 거라 냉혹하게 평가할 수 있는데, 다행히 제가 들어간 극장은 영화의 호흡을 쭉 따라가더라. 핸드폰을 꺼내는 분이 없었다(웃음).”

-늘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한다.

“캐릭터, 작품에 대한 고민은 여느 작품과 마찬가지로 진지하게 임했다. 하지만 이번 캐릭터는 고통스럽기 보다는 재밌었다. 같이 작업한 사람들이 반가워서 즐겁게 촬영한 작품이다. 정지우 감독이 말솜씨가 좋다. 저도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만나서 별 이야기를 다 했다. 술도 많이 마시고.”

-정 감독과 오랜만에 재회했다. 소감은.

“18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짧지 않다. 정 감독을 보고 ‘너랑 나랑 아직까지 먹고살고 있구나’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연기에서 잠시 빠져나와 현장을 객관적으로 보게되는 순간이 있다. 참 변한게 없더라. 이렇게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시나리오 보고 나서 어떤 점에 끌렸나.

“원작보다 휴머니즘이 더 많이 들어갔다. 진범을 찾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얻을 것인지, 한 번 더 뒤틀어서 부성애, 또 연인을 잃은 상실감 상실감에 귀결될 것인지를 고민했다. 전원 후자에 일치해서 결론을 얻었다. 원작을 그대로 리메이크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치가 않았던 것 같다. 영화에서는 처절한 참회와 자기반성까지 보여준다. 그게 작품을 한 가장 큰 이유다. 정지우 감독, ‘올드보이’ 때의 임승룡 프로듀서까지 옛 전우를 만나는 것도 좋았다. 사람이 좋았기 때문에 작품은 뭐가 되었더라도 같이 하고 싶었다. 프로페셔널한 분들이라 완성도 측면에서 믿음이 있었다.”

-‘침묵’이란 제목이 상투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원제는 ‘침묵의 목격자’였다. 처음엔 60~70년대 홍콩 느와르인가 싶었다.(웃음) 제목 따라 간다고 ‘영화가 침묵하면 어떡하려고 그래’라고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쉬리’를 찍을 때도 강제규 감독이랑 ‘우리 푹 쉬는 거 아냐?’ 이야기도 했다. 지금은 ‘침묵’이란 제목이 마음에 든다. 마지막 엔딩에서 대사가 없기도 하고 ‘침묵’이라는 단어가 많은 걸 내포하고 있어서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장황하게 드러내는 것보다 감추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우리 영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인간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대중은 최민식을 떠올리면 카리스마, 강직함 등 무서운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하는데.

“후배놈들도 ‘알고보니 허당이네요’ 이런다. 내가 사람들을 붙잡고 ‘나 무서운 사람 아니예요’ 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배우나 가수나 대중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향한 선입견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런 이미지가 있으니 반전 캐릭터도 맡을 수 있지 않나. 재밌다.”

-류준열과 호흡도 인상적이다.

“참 유연하다. 요즘 친구들에게서 느끼는 감정이다. 제가 연기를 시작할 때는 NG를 세 번 이상 내면 엄청 혼났다. NG의 횟수가 거듭될 수록 부담감이 커졌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자신을 표현함에 있어서 더 솔직하다.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배짱이 있다. 버르장머리가 없는 것과 다르다. ‘나는 저러지 못했는데’ 싶어 부럽기도 했다.”

-흥행에 대한 부담이 있나.

“없다면 거짓말이다. ‘명량’은 장군님 덕에 호사를 누렸지만 흥행은 예상할 수가 없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선을 다해서 이야기하고 만족할 때 영화의 결과도 좋다고 본다. 물론 흥행 결과가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작업을 할 때는 미쳐서 해야한다. 흥행 요인만 뽑아서 작업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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