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스타★톡톡] "3년 공백 무색" 에픽하이, 14년산 '아재 힙합'

입력 : 2017-10-25 11:00:00 수정 : 2017-10-25 14:50:50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무려 3년 만이다.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긴 공백기를 깨고 지난 23일 정규 9집 ‘위브 돈 섬씽 원더풀’(WE’VE DONE SOMTHING WONDERFUL)로 돌아왔다. 과거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일년에 한 장씩 음반을 발매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매일 음원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음원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음악 생태계도 변해 정규앨범보다 싱글앨범으로 대중들의 간을 맞춰가는 식이다. 그에 비해 에픽하이는 3년이란 음악 실험을 통한 모험을 선택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4일 오전 8시 30분 기준 에픽하이의 ‘연애소설’이 국내 모든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이번 앨범은 아이유, 오혁, 크러쉬 등 다채로운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더블 타이틀곡 ‘연애소설’과 ‘빈차’ 및 수록곡 ‘난 사람이 제일 무서워’ ‘문배동 단골집’ 등 총 11곡이 담겨있다.

지난 24일 에픽하이가 서울 마포구 서교동 모처에서 언론과 라운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14년 동안 함께 한 타블로, 미쓰라, 투컷이 자리했다.

이날 에픽하이는 인터뷰 장소로 들어서면서 스스로를 “안녕하세요. 에픽하이입니다. 14년 동안

아재힙합이란 장르를 맡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왜 ‘아재힙합’이냐고 설명해달라고 하자 타블로는 “(우리가) 어른인 거 같긴 해요. 애써 영해보이려고 감추거나 그러지 않아요. 물론 우리 앨범에 참여한 친구들이 현재 트렌드를 주도하는 영하고 프레시한 분들이에요. 우리는 있는 모습 그대로 하자고 했습니다. 아저씨란 단어가 그렇게 나쁜 거 같진 않아요”고 말했다.

이번 정규앨범은 에픽하이의 고집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에 타블로는 “오랜만에 매번 앨범으로 돌아오려고 해서 선후배 동료들이나 회사 역시 안쓰러워하는 시선도 있긴 해요. 급변하는 음원 시장에서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3년 동안 (음반을) 안 내니까 돈을 안 벌겠다는 거 아니냐는 말도 들었어요. 하지만 우린 앨범이 아니고서는 할 줄 몰라요”라고 했다. 이어 미쓰라진은 “어렸을 때부터 앨범의 세대였으니까 우리에게는 어느새 학습이 돼 있는 모양이에요. 음악을 할 때는 앨범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아닌가 해요. 싱글은 좀 무서워요”라고 표현했다. 투컷은 “시간이 흐르니 스스로 더 엄격해지는 거 같아요. 이 정도면 되겠다 싶은 것도 엄격하게 자신의 기준에 맞추니까 기간이 길어졌어요. 하지만 그런 점이 고통보다는 즐거운 과정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이번 타이틀곡 ‘연애소설’에는 아이유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타블로가 아이유를 섭외한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아이유 씨 팬이기도 해요. 예전부터 아이유 씨의 음색이 에픽하이가 선호하는 음색이었어요. 그래도 아이유인데 그냥 부탁한다고 과연 해줄까 생각했었어요. 어느날 먼저 전화가 왔는데 우리를 아이유 씨 콘서트에 게스트로 초대한다는 것이었어요. 당연히 오케이 했죠. 콘서트에 가서 아이유 씨에게 ‘우리가 게스트로 왔으니까 피쳐링을 해주실 꺼죠’라고 말해 관객 앞에서 약속을 하게 만들었어요. 굉장히 고민 많이 해서 탄생시킨 ‘연애소설’이에요. 솔직히 아이유 씨를 뮤직비디오에도 섭외하고 싶었어요”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앨범이 발매되고 ‘노땡큐’란 곡이 여성 혐오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 해당 곡은 같은 YG엔터테인먼트 아우 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참여한 노래로 그가 쓴 가사가 문제가 된 것. 이에 대해 타블로는 “진심으로 그런 의도가 없었어요. ‘노땡큐’라는 노래는 그런 주관적인 잣대로 인해서 무분별하게 판단되는 세태를 풍자하는 메시지일 뿐이에요”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11월 3일과 4일 총 3회에 걸쳐 열리는 단독콘서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타블로는 콘서트 준비에 대해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안무실에 가서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 안무를 배울 거예요. 그런데 방탄소년단이 ‘뼈가 부숴질 수도 있다’고 했어요. 연습을 한 번 해보고 과학적으로 안 되겠다면 쉬운 춤들을 찾아서 해볼 거예요. 가사를 외우고 무대 준비하기도 바쁜데 춤을 추겠다고 약속을 해놔서 안 한다고 할 수도 없어요”고 볼멘 소리를 하기도. 게스트에 대한 정보도 공개했다. 타블로는 “게스트로 1, 2, 3회 중에 다 다른 게스트가 오는데 그중 한 번은 임창정 형이 와요. 진짜 생라이브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라고 했다.

끝으로 타블로는 이번 앨범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밝혔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빈차’라는 곡처럼 꿈을 잃은 사람이 뒤돌아 볼 때 그리고 ‘연애소설’처럼 사랑을 잃은 사람이 뒤돌아 볼 때 아픈 생각만 나는 거지만 ‘당신은 위대한 일을 해낸 거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존재 자체가 사실 경쟁률을 뚫은 일이지 않나요. 투컷이 지난 ‘신발장’ 앨범이 잘 됐을 때 ‘또 한 번 음악을 해도 되는 기회가 생겼네’라고 했어요. 그런 마음이에요. 쿠폰을 한 번 더 받은 것 같은 느낌이죠.”

jkim@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