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SBS 드라마 '조작'을 통해 또 하나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애국신문 5인방 중 한 명인 서나래 역을 맡아 완벽 소화한 것. 전작 '도깨비'의 처녀귀신은 온데간데없이 '조작'에서는 기자 서나래를 시청자 앞에 내놨다. 기자가 봐도 기자보다 더 기자같은 그의 놀라운 연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을 정도. ‘역시! 박경혜’란 찬사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 '조작'은 끝났지만, 아직까지도 여운이 가득하다. 아쉽지 않나.
"작품을 마칠 땐 늘 아쉽다. 좋은 연기만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이번엔 기자라는 역할을 맡게 됐는데, 한 번도 기자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어 실제 기자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됐다. 그래서 연기에 임할 때마다 더욱 진지하려고 했던 것 같다."
- 애국신문 5인방과 케미가 상당하던데.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겠다.
"물론이다. 조희봉 선배님께서 항상 흥을 북돋아주셨다. 덕분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 남궁민 선배님은 작품을 위한 것이라면 언제든 의견을 제안해도 좋다고 먼저 말을 해줬다. 사실 쉽지 않은 건데, 선배님의 배려 덕분에 좋은 방향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감독님과 작가님도 언제나 배우들의 말에 귀를 기울어주셨다.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연기했고, 좋은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도깨비' 이후 캐스팅이 잘 된다. 본인도 느끼고 있나.
"캐스팅이 잘 되기보단, 좋은 기회가 내게 많이 오는 것 같다. 항상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덕분에 다양한 인물로 찾아뵐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연기하고 싶어도 공간(작품)이 없으면 보여드릴 곳이 없다. 그런 면에서 '도깨비' 이후로 큰 사랑을 받고, 좋은 캐릭터와 작품을 선보일 공간이 많아졌다는 건 정말 뿌듯한 일이다."
- '조작' 속 서나래 안경도 화제더라. 소품 하나로 기자의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이다.
"현장에 나갔을 때 분신용도 되고, 계속 모니터를 보는 직업이다 보니 안경을 쓰는 게 어울릴 것 같았다. 또 안경이 주는 상징성이 있는데, 자신의 기사를 쓸 때 진중함이 돋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안경을 썼고, 서나래라는 인물의 특징을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 연기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준비를 많이 한 느낌이다. 하지만 적은 분량이 아쉽지는 않나.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즐겁다. 또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행운을 언제 또 누려보겠나. 분량은 순간일 뿐이다. 현장에서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 정말 배우는 것이 많다. 차곡차곡 경험을 쌓다보면 분량은 언젠가 늘어날 거라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의 분량이 적다고 해서 조급한 생각은 전혀 없다."
- '조작' 이후 영화 '마약왕'과 '1987'에 연이어 캐스팅됐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또 좋은 연기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지금까지 만난 캐릭터와는 또다른 인물들인데, 보는 분께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연기를 보여드겠다."
- 박경혜만의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어떤 수식어의 배우로 불리기보다 그저 '배우'로 불리고 싶다. 좋은 연기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나고 싶고,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안해본 연기가 참 많다. 다양한 인물의 삶을 경험하면서 많은 분께 좋은 감동과 재미를 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 끝으로 예능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라디오 스타' 반응이 무척 뜨거웠는데.
"예능도 재밌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연기에 에너지를 쏟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예능에 출연하고 싶고, 좋은 기운을 받고 재밌는 추억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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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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