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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아이다·월계수·아이해', 익숙한 듯 달랐던 주말극의 성공

입력 : 2017-08-28 10:55:14 수정 : 2017-09-11 14: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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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KBS 주말극에는 ‘퐁당퐁당 징크스’가 있었다. 지난해 2월 방송된 ‘아이가 다섯’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흥행과 성적부진을 매 작품 번갈아 선보이는 것이 바로 퐁당퐁당 징크스. 때문에 KBS 주말극은 매번 빅히트작이 탄생하면 기쁨보다 그 다음 작품에 대한 우려를 먼저 느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지난해 2월 ‘부탁해요, 엄마’가 4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했을 때도 후속작인 ‘아이가 다섯’이 퐁당퐁당 징크스에 희생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모아졌다. 그러나 ‘아이가 다섯’은 징크스를 시원하게 깨부쉈다. 최고시청률 32.8%로 시청률 성적을 챙긴 것은 물론, 매회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 징크스를 깬 행보는 이어졌다. 후속작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 ‘월계수’)는 최고시청률 36.2%로, 그 후속작인 ‘아버지가 이상해’(이하 ‘아이해’)는 36.5%로 흥행에 모두 성공했다.

세 작품이 연이어 큰 성공을 거둔 데에는 공통 요인이 있다. 기존 가족극의 형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는 현실감각이 반영된 이야기들을 담았다는 점이다.

‘아이가 다섯’은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재혼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 전체적인 외형은 주말 가족극과 같았다. 그러나 현시대에 늘어나고 있는 재혼 가정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그림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이를 로맨스, 그리고 결합과 화해에 초점을 맞춰 풀어가면서 밝고 유쾌한 매력의 주말 가족극을 보여줬다.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KBS 2TV ‘연애의 발견’, 온스타일 ‘처음이라서’ 등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로맨스물을 선보여온 정현정 작가다운 가족극 행보였다.

‘월계수’도 마찬가지. MBC ‘백년의 유산’ ‘전설의 마녀’ 등 흥행한 주말드라마를 선보여온 구현숙 작가의 작품이었던 만큼, 스토리 구성과 캐릭터 설정 등이 기존 가족극의 모습을 그대로 따랐다. 그러나 익숙한 포맷 속 시대에 맞는 변화를 그리며 넓은 시청층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했다. 수납사원에서 반찬가게 사장, 시장번영회장까지 출세가도를 달리는 복선녀(라미란)나 주체적으로 연애를 이끌어가는 당찬 민효원(이세영), 권위적이기 보다 부인을 서포트 하는 남편 배삼도(차인표) 등이 기존 가족극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현시대 여성상과 함께 성역할의 반전을 그려냈다.

지난 27일 막을 내린 ‘아이해’ 또한 같지만 달랐던 이야기를 통해 ‘국민드마라’로 사랑받았다. 가족이 최우선인 부모와 개성만점 4남매의 우여곡절을 그린다는 주말 가족극 다운 설정 속에서도 동거, 독신주의, 졸혼, 혼전임신 등 현실과 가장 가깝고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풀어냈다. 대가족이라는 구시대적인 틀 안으로 모두를 끌고 와 화합을 이뤄내려던 기존과 달리, 가족이라는 틀 밖으로 벗어나려는 현시대의 모습을 제대로 짚어냈다. 악녀 캐릭터나 권선징악 등의 장치 없이, 세대와 계층간 갈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이를 명확히 풀어나간다는 점도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기존 공식을 유지하되 새로운 시각을 반영한 덕에 세 작품 모두 성공할 수 있었다. 과연 차기작인 ‘황금빛 내 인생’이 그 배턴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또 이들의 흥행이 앞으로 주말 가족극계에 변화를 가져올 첫 발걸음으로 남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kwh073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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