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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김희선 "여전히 예쁜데 연기도 잘한다는 말 듣고파"

입력 : 2017-08-21 10:23:42 수정 : 2017-08-21 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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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원희 기자] 김희선이 25년차 베테랑 여배우의 품위를 제대로 보여줬다.

김희선은 지난 19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이하 ‘품위녀’)에서 재력과 지성, 미모를 두루 갖춘 재벌가 며느리 우아진 역으로 열연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품위녀’는 호화롭고 우아한 삶을 즐기던 우아진의 삶 속에 신분상승을 노리는 미스터리한 여자 박복자(김선아)가 뛰어들며 벌어지는 스캔들을 그린 드라마. 앞서 9.6%의 시청률로 JTBC 드라마사의 새 역사를 썼던 ‘힘쎈여자 도봉순’을 집필한 백미경 작가의 차기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품위녀’ 속 김희선은 또 한번 인생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김희선은 우아함과 품위의 극치인 우아진부터 물 아래 쉼 없는 백조의 다리처럼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아진의 모습까지 다양한 매력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흥미진진한 전개에 연기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에 앞서 90년대를 휩쓸었던 톱 배우로서 이어온 캔디 캐릭터를 완전히 날려버리며 ‘김희선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품위녀’는 초반의 시청률 부진을 딛고 승승장구해 12.065%(마지막회)로 앞선 기록을 깨며 JTBC 최고 시청률 드라마로 이름을 남겼다.

-‘품위녀’가 호평과 흥행을 모두 잡았다.

“잘돼서 정말 다행이다. 오히려 바닥부터 시작하니 이런 결과가 더 기분 좋은 것 같다. 앞서 JTBC에서 시청률 기록을 세웠던 ‘도봉순’이 백미경 작가 작품이지 않나. 언니도 ‘기록은 깨라고 있는 건데 이왕이면 내 걸로 깨는 게 낫지’라고 하면서 좋아하더라.”

-사실 극초반에는 고전했다.

“처음에 시청률 2% 나오고 했을 때는 진짜 상처였다. 이민가야 되나, 이제 그만하고 가게나 하나 차릴까 별 생각을 다 했다. 나는 드라마가 인기 있다 하면 시청률이 3, 40%를 거뜬히 넘기는 세대였다. 나도 드라마를 하면 최소 10% 초반 대에서 시작했었으니까. 또 종편(종합편성채널) 시청률에 대한 감도 없었다. 그래서 사실 처음에 우리 드라마가 8, 9%를 넘기고 인기 있다고 난리라고 하는데 적응이 안 됐다. 그때 세대랑 또 다르구나 했다.”

-이민까지 생각했다니 작품 흥행에 걱정이 많았나보다.

“결혼하고 애기 낳고 나이 들고 그러다 보니 자격지심 같은 게 생겼다. 연기만 20년 넘게 한 두 40대 여배우가 나와서 하는 얘기가 잘 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다. 아무리 요즘 시나리오 좋고 연출 좋으면 많은 분들이 봐주신다고는 하지만, 딱 첫 선을 보일 때 뭔가 ‘짠’하고 내세울 게 없으니까. 우리 드라마엔 그 흔한 로맨스도 없고 핫한 아이돌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 않나. 내가 하는 작품이니 내가 사랑하고 기대하고 열심히 해야겠지만, 정말 아이돌 배우 누구라도 한 명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연예계를 휩쓴 톱여배우이지 않나.

“사실 ‘토마토’, ‘미스터Q’ 언제 적 드라마인가. 정말 옛날이다. 거기까지 다시 들먹이기는 치졸한 느낌이 있다. 사실 미경언니가 ‘도봉순’이랑 ‘품위녀’ 시나리오를 같이 썼다. 근데 ‘도봉순’이 먼저 방영됐고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런 와중에 우리 드라마는 방송사가 아직 안 잡혔었다. 근데 한 작가의 두 작품이 연속해서 다 잘되기는 사실 힘드니까 ‘도봉순’이 저렇게 잘 되면 우리 작품은 안 되는 거 아닐까 더 스트레스 받았다. 그래도 열심히는 해야지 계속 다잡았는데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우아진처럼 평정심을 잘 유지하는 캐릭터일 줄 알았다.

“우아진은 어떤 문제에 대해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보는 인물인 것 같다. 남편의 외도 사실에 아진도 물론 화가 났겠지만 이혼했을 때 시아버지나 딸, 주변 사람들과 회사까지 자신과 얽힌 관계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당장 헤어지기보다 내연녀에게 협박도 해보고 사정도 해보고, 복자를 이용해서 간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던 거다. 단순히 평정심을 유지한다고 보긴 어렵다. 어쨌든 우아진이 늘 그렇게 침착하고 품위 있는 모습만 보였다면 나도 연기하기 힘들었을 거다. 때론 까불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고, 푼수 같기도 한 인간적인 모습들이 나랑 비슷했고, 그런 부분이 있었기에 아진이의 품위가 더 살았던 것 같다.”

-실제로 우아진의 인간적인 모습에 김희선의 매력이 많이 묻어나온 것 같다.

“촬영 중간중간에 김희선이 너무 나올 때가 있었다.(웃음) 의류회사와 계약하고 나서 길거리에서 춤추고 했던 모습도 촬영하고 모니터하면서 ‘너무 갔다, 너무 김희선이었다’고 했는데데 감독님이 오히려 인간미 있는 우아진이라고 흔쾌히 오케이 해주셨다. 미경 언니가 내가 우아진으로서 딱 체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을만큼 써줬던 거 같다. 넘치면 힘들어서 못하고 모자라면 내가 오바할 걸 알기 때문에 늘 딱 맞게 써줬다. 본인이 신경 써서 쓴 신에서 연기를 잘하면 칭찬해줬는데, 빡빡한 교수님께 과제점수 A+를 받은 느낌이었다.” 

-여러 예능을 통해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내가 출연한 ‘아는 형님’ 회차가 시청률 5% 공약을 넘겼다고 들었을 때 ‘아직 살아있구나’ 했다. 덕분에 강호동과 인연이 돼서 ‘섬총사’도 하게 되고. ‘섬총사’는 정말 촬영이 아니라 힐링하고 오는 느낌이다. ‘미우새’는 사실 예전에 ‘화신’을 같이 했던 제작진이라 프로그램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나가고 싶었는데, ‘섬총사’를 시작하게 되고 하면서 타이밍이 안 맞았다. 혹시 드라마 반응 안 좋으면 괜히 예능 나가는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이었는데 드라마가 잘돼서 다행이었다.”

-결혼과 육아로 연예계를 떠나는 여배우들도 많다.

“사실 설 자리 많이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결혼해서 아이엄마가 되고 나이도 많이 먹었지만 누가 봐도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로맨스가 납득이 되는 그런 역할은 거의 없다. 나이가 들었다고 로맨스를 못할 건 아니지만, 이미 들어오는 역할 자체가 달라진다. 비주얼적으로 예쁘고 매력 있는 설정이더라도 어쨌든 엄마라는 역할 안에서 골라야 된다. 물론 스스로 나이가 들었고, 엄마가 됐으니까하고 인정을 하면서도 그런 시나리오들을 볼 때면 겁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역시 반응이 좋으면 기분이 좋다. 이번 작품으로 40대 여배우들을 대표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다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는데 정말 기분 좋았다.”

-어느새 데뷔 25년차다. 배우로서 달고 싶은 타이틀이 있다면.

“물론 연기 잘 한다고 들으면 좋다. 그렇지만 나 같은 경우는 예전부터 외모로 평가를 많이 받아온 사람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이 들었다고 예쁘다는 말이 쏙 빠지면 더 우울할 것 같다. ‘여전히 너무 예쁜데 연기도 정말 잘 하시네요’라는 말이 듣고 싶다.(웃음)”

kwh0731@sportsworldi.com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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