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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MOON도 철학이 바뀐다… '독함'보다 '자율'

입력 : 2017-08-14 05:50:00 수정 : 2017-08-14 09: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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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기범 기자] “이젠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큰 일을 겪어본 사람은 그간 해온 생각이 바뀌게 마련이다. 요즘 김경문 NC 감독이 그렇다. 바로 선수단의 훈련량에 대한 철학의 변화다.

NC 선수단은 지난 주말 힘들었다. 지난 11일 금요일 경기가 발단이었다. 마산 롯데전이 자정을 넘겨 밤 12시8분에 끝이 났다. 경기 중간 우천으로 1시간가량 중단됐고 연장 11회까지 펼쳐지면서 무박2일 경기가 됐다.

문제는 그 다음 일정. 12∼13일은 잠실 두산전이었고 선수단은 새벽 1시반에 출발해 5시가 넘어 서울에 도착했다. 김경문 감독은 결국 12일 경기 전 훈련을 생략했다. 오후 4시30분에서야 숙소에서 잠실구장으로 출발했다. 13일 경기 전 만남 김경문 감독은 “나도 이렇게 지치는 데 선수들은 어땠겠느냐”고 혀를 내둘렀다.

무박2일 경기에 잠실 2연전이었는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NC는 주중 2연전(15∼16일)이 또 광주 원정길이다. 끝나고 바로 마산으로 돌아가 한화와 2연전을 치른 뒤 주말에는 고척 넥센 2연전이다. 마산→잠실→광주→마산→고척으로 이동하는 스케줄에 김경문 감독은 두손두발을 들었다.

이런 상황을 겪은데다 최근 병원 입원까지 하고 퇴원한 김 감독이다. 올해는 35도를 훌쩍 넘는 더위도 만만치 않았다. 입추가 지나 선선해졌지만 김 감독은 선수단의 체력관리에 또 한번 깨달음을 얻었다.

김 감독은 “이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며 “고졸, 대졸 신인이나 어린 선수들처럼 정말 부족한 친구들은 어쩔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프로 생활을 한 선수들은 훈련량을 조절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카리스마형이다. 성실하지 않고 눈밖에 나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아웃’이다. 당연히 이런 성격은 훈련스케줄에도 반영된다. 예전 김성근, 조범현 감독이 혹독한 훈련량으로 유명했지만 김 감독도 큰 틀의 범주에서는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런 김 감독이 요즘 자율훈련에 대한 인식이 생겨났다. 김 감독은 “어느 정도 기본 연습을 하고 나면 남은 힘으로 자기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게 요즘 야구인 것 같다. 죽이는 훈련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프로 사령탑 생활만 17년째다. 그 평생의 철학이 바뀌고 있다. 김 감독의 야구도 시대에 맞춰 변하고 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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