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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여건 있는 한국산 게임 '철옹성' 일본 시장 뚫는다

입력 : 2017-08-07 13:20:30 수정 : 2017-08-07 14: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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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G '레볼루션' 오는 23일 대망의 출격
3개월만 사전등록에 100만명 몰려 '청신호'
카카오·엔젤·엔큐브 합작 '로오다' 다윗전략
'로스트킹덤' 한국·전작 실패 만회할 절박함
[김수길 기자] 한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자국산으로 공고한 성벽을 세운 일본 시장을 향해 잇따라 출격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을 평정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을 비롯해 카카오의 첫 번째 일본 타이틀 ‘로드 오브 다이스’, 여기에 잃어버린 존재감을 되찾아야 하는 ‘로스트킹덤’ 등 각기 다른 여건을 지닌 채 현해탄을 건넌다.

일본 게임 시장은 간헐적인 순위 변동이나 여진이 있을 뿐 ‘본토’에서 제작한 작품 위주로 서열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겅호의 ‘퍼즐앤드래곤’을 포함해 애니메이션 전문 기업 애니플렉스가 선보인 ‘페이트 그랜드 오더’, 엑스플래그 ‘몬스터스트라이크’ 등 길게는 5년 가까이 매출 최상위권을 형성하는 대부분의 작품이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개발된 몇몇도 현지에서 실적을 쌓고는 있으나, 1년 이상 정착하고 있는 사례는 컴투스 ‘서머너즈워’와 넷마블게임즈 ‘세븐나이츠’, 넥슨의 ‘히트’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이들 게임 역시 시일이 흐르면서 70∼80위권까지 밀려났다가 다시 20위권으로 상승하는 등 등락폭이 커지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일본산 게임에 비해 고정 팬층이 두텁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블록버스터급 ‘레볼루션’이 오는 23일 다음 주자로 무대에 오른다. 배급사인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4월부터 야후재팬 같은 일본 내 인터넷 포털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왔다. 일본 기업들이 유명 쇼핑몰 등 인파들이 몰리는 도심 집산지에서 대규모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또한 앞서 ‘세븐나이츠’를 안착시킨 경험이 있는 넷마블게임즈의 일본 법인은 입소문을 통한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 예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게임 속 전투 콘텐츠인 요새전을 접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고, 6일에는 결승전을 겸한 사전론칭 파티도 열었다. 김태수 넷마블게임즈 일본 법인장은 “일본 이용자들을 위해 혈맹던전, 파티던전 등 서로 협력해 플레이하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덕분에 ‘레볼루션’은 사전 접수 개시 3개월만에 100만 명을 유치하는 등 일단 시선을 끄는데는 성공했다. 7일 일본 사전등록 전문 사이트 요야쿠톱10에 따르면 ‘레볼루션’은 매주 관심받은 게임들을 따지는 주간랭킹에서 13위(3만 명선)를 달리고 있다. 스퀘어에닉스의 ‘디아 호라이즌’과 라인 ‘블리치 파라다이스 로스트’ 등 유명 회사들이 손을 댄 작품들이 사전등록에 돌입한 것을 감안하면 잠재 소비자들이 ‘레볼루션’에 꾸준히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전등록 절차는 단순히 얼마나 인파가 유입되느냐 외에도 실제 게임을 즐길 이용자들의 반응을 점검하고 여타 경쟁작들과 사전 비교를 꾀할 수 있어서 업체마다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하루 평균 20여종의 신작이 쏟아지는 일본 시장에서는 사전등록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현지에서 주목받는 모바일 게임도 사전 등록에 50∼70만 명 가량 신청한다는 점에서, ‘레볼루션’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다.

‘레볼루션’ 급은 아니나, 이른바 다윗의 전략으로 공략하는 중견 기업들의 도전도 동시에 이뤄진다. 카카오는 2016년 가을 ‘에라키스’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선 출시된 이력이 있는 ‘로드 오브 다이스’를 재가공해 전면에 배치한다. 일본 시장에 내놓는 처녀작인 연유로 신중을 기하면서 작품을 찾아왔고, ‘로드 오브 다이스’로 최종 낙점했다. ‘로드 오브 다이스’는 주사위와 카드 게임(TCG)을 버무린 복합형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장르다. 일본 버전에는 스토리 던전과 실시간 협력 레이드나 PvP(이용자끼리 전투) 등을 강화했다.

‘로드 오브 다이스’의 개발사인 엔젤게임즈와 일본 내 운영사인 엔큐브는 최근 현지화를 마쳤다. 사전등록 순위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기준으로 2위까지 치솟았고 3∼4위권을 지키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엔큐브 측은 총 3차례에 걸쳐 사전 접수를 이어갔다. 첫 회 모집에 쏠리고 이후 확연하게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나, 모든 회차에 골고루 모여들었다. 김남호 엔큐브 대표는 “이달 중순 시판일까지 10만 명을 충분히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스트킹덤’을 앞세운 네시삼십삼분은 흥행을 자부했던 전작 ‘블레이드’가 일본에서 참패한 까닭에 갑절로 만회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로스트킹덤’도 현재 한국 유저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후광효과조차 바랄 수 없는 처지다. 네시삼십삼분은 현지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도넛츠라는 곳과 손잡고 3분기 중으로 ‘로스트킹덤’을 공개할 계획이다. 도너츠는 2013년 말 일본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던 ‘폭주열전 단차의 호랑이’, 10위권을 유지하며 인기를 끈 아이돌 리듬액션게임 ‘도쿄 7th 시스터즈’ 등 히트작을 일궈냈다.

이 밖에 조이맥스의 자회사 플레로게임즈에서 제작한 SNG(소셜네트워크게임) ‘두근두근 레스토랑’도 순위의 수직하락을 겪은 한국을 벗어나, 일본에서 기사회생을 노린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SNG 장르에 대한 수요가 있다. 정식 발매는 8월 말로 잡혀 있다.

한편, 세계 3대 게임 시장으로 불리는 일본은 ‘연착륙=장기 흥행’이라는 도식이 성립할 만큼 제대로 정착할 가능성이 극히 낮거니와, 성공했을 경우 ‘롱런’(long run)할 수 있는 발판을 얻는다. 일례로 ‘퍼즐앤드래곤’은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는 근래에도 분기에 우리돈 1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퍼즐앤드래곤’은 2013년부터 약 3년 동안 매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겅호에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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