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두산 전반기와 비교해 확연히 다른 전력을 갖췄다. 우선 후반기에 두 선수가 복귀하면서 주 전력에 다시 안정감이 생겼다. 거기다 그간 활약해준 후보군 역시 준비가 잘 돼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두터운 선수층은 후반기 무너지지 않는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우완 불펜 김강률의 변화는 고무적이다. 시즌 초에는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갖고 있음에도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경기력에 기복이 컸지만, 최근들어 자신의 밸런스를 찾으면서 들쑥날쑥하지 않다 보니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는 모습이다. 이제는 설사 코너워크가 잘 안 되더라도 충분히 타자를 이겨낼 수 있는 구위가 됐다. 김강률은 지난 7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9로 마운드 허리를 든든히 지켰다. 1~2점 차에서 1이닝을 버텨낼 수 있는 투구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은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투구 시 상체가 고정되면서 중심이동이 매끄러워졌다. 그동안은 쏠림 현상이 있었는데 이제는 파워포지션을 만들 때까지 상하체 밸런스도 좋아졌다. 제 리듬을 찾아서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졌고, 결과적으로 스트라이크 비율도 늘어났다. 이제 남은 건 정신적인 성장이다. 필승조로 투입되려면 경기 막판 클러치 상황이 주는 압박감을 이겨낼 줄 알아야 한다. 잔여경기 일정 중 1∼2경기 정도에서만이라도 그런 경험을 쌓는다면 충분히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본다.
불펜진 분업화가 드디어 이루어졌다. 장원준을 중심축으로 버텨오던 선발진에는 보우덴이 돌아왔다. 야수진에서는 박건우와 김재환이 주전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할 시기에 최상의 전력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할수 있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에 대한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리=이지은 기자 number3togo@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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