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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6-30 06:00:00, 수정 2017-06-30 09:19:18

    [엿보기] "비 좀 왔으면…" 롯데와 LG가 함께 지낸 '사직 기우제'

    • [스포츠월드=사직 이지은 기자] "1~4mm로는 안 되는데…"-조원우 롯데 감독 "비구름이 내려가버렸어…"-양상문 LG 감독

      29일 롯데와 LG가 시즌 9차전을 벌일 예정이었던 사직구장의 하늘은 흐렸다. 그라운드에 덮혀있던 방수포는 오후 4시를 앞두고 걷혔고, 롯데 선수들은 그제서야 뜨문뜨문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적으로 홈팀은 적어도 2시반에는 훈련을 시작하는 게 관례이지만, 이날은 선수단 자체에서 4시로 소집 시간을 늦추고 그마저도 자율에 맡겼다.

      하지만 이런 패턴은 어웨이팀인 LG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3시에는 숙소에서 경기장으로 향하는 구단 버스를 타는 게 관례이지만, 이날은 평소보다 한 시간은 늦은 4시반에서야 더그아웃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함께 몸을 푼 뒤 이어진 훈련은 역시 선수 자율, 베테랑 타자들은 별도의 타격 훈련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이는 연장 혈투 여파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지난 27~28일 양팀은 이틀 내내 연장 12회까지 가는 끝장 승부를 펼치며 총 39점을 내는 난타전을 벌였다. 첫날 경기는 자정을 넘겨 24시9분에 종료됐고, 둘째날 경기는 그보다 조금 앞서 11시36분에 끝났다. 경기 시간만 도합 10시간 43분, 피로도로만 따지면 이틀간 세 경기를 치른 셈이었다.

      양팀 감독들은 직전까지 조금 흩뿌리다 그친 비가 못내 아쉬운 눈치였다. "오늘 비가 오면 우리도 LG도 심판도 언론도 모두 좋은 일 아닌가"라던 조원우 감독은 1~4mm로 예고된 강수량을 듣자 "5~9mm는 내려야 취소가 될 것 같다"라며 아쉬운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적장의 마음도 이심전심. 양상문 감독은 "소사가 완투해야한다"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마산에 비가 오는 중이라는 말을 전해듣자 "부산 사람으로서 아래로 내려간 비구름이 진주를 거치면 여기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일말의 희망을 걸었다. 이는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적잖은 피로감을 호소하던 양 팀의 선수들은 "오늘은 좀 비가 왔으면 좋겠다"라면서도 "기대를 하면 안 된다"라고 체념하며 여느때처럼 경기를 준비했다.

      모두의 바람을 하늘이 들은걸까. 경기 시작 30여분을 앞두고 하늘에서는 거짓말처럼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라운드로 나섰던 선수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갔고, 경기 진행 요원들은 급히 대형 방수포를 깔기 시작했다. 결국 빗줄기는 계속 거세졌고, 삼심은 그라운드로 올라가 상태를 체크했다. 결국 주심의 팔이 허공에 엑스자를 그었고, 롯데 나경민과 나종덕은 우천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방수포 위로 재빨리 뛰어들었다. 이날만큼은 비가 사직구장의 평화왕이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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