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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김기태 감독이 ‘9번 김선빈’을 애용하는 이유

입력 : 2017-06-22 07:00:00 수정 : 2017-06-21 18: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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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광주 권기범 기자] ‘공포의 9번타자’는 말은 조금 이상하게 들린다. 미친듯한 타격감을 보여준다면 오히려 타순을 끌어올려 빅이닝의 가능성을 높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바로 김선빈(28·KIA)의 상황이다.

요즘 김선빈은 ‘작은 거인’으로 리그를 휩쓸고 있다. 20일 현재 타율 0.364(225타수 82안타)로 롯데 이대호(0.360)마저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0.469에 이른다. 하루이틀의 침묵으로 언제든 순위는 바뀔 수 있지만 급 자체가 다른 활약이다. 2할대 후반의 커리어를 유지해온 김선빈은 지난 시즌 말 상무 전역 후 복귀한 뒤 새롭게 시작한 올해 완전히 달라진 선수가 됐다. 더욱이 개막 후 4월까지 타율 0.337, 5월 0.391, 6월 0.365에 이른다. 타격감이 식지 않고 꾸준하게 이어져왔다.

그렇다면 김선빈의 타순을 좀 더 올려볼 수 있다. 타격감 저하로 고전 중인 김주찬을 대신해 2번타자로 나선다면 중심타선과의 시너지 효과를 더 낼 수도 있다. 실제로 김기태 감독은 9번(100타수) 대신 2번 타자(67타수)로 김선빈을 가장 많이 기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레이스는 길게 볼 필요가 있다. 김기태 감독에게 걸림돌은 김선빈의 포지션이다. 유격수는 포수와 함께 야수 중 가장 체력소모가 많은 포지션으로 여겨진다. 강한 땅볼 타구의 포구에는 수비 내내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하고 이는 곧 체력에서 나온다. 또 송구와 중계플레이 등 해야할 일이 많은 센터 수비라인의 중심이다.

이 점에서 김기태 감독은 체력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주로 9번으로 기용하고 있다. 김 감독은 “가끔식 다른 타순에 기용하기도 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을 감안해야한다”며 “1회부터 타석에 서서 움직이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테이블세터로 가면 곧바로 타석에 서야하고 자연스럽게 타석수도 많아진다.

덧붙여 공격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배려도 숨어있다. 김 감독은 김선빈이 큰 부담없이 편하게 스윙할 수 있도록 웬만하면 9번타자로 고정시키려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압도적인 타격감은 사실 이러한 의도에서 나온 결과일 뿐이다.

김선빈이 감각을 이어간다면 일반적인 타순에 대한 관념을 깨는 9번타자 타격왕이 나올 수도 있다. 이색적인 상황임이 틀림없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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