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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위원의 위클리리포트] KBO리그표 홈런쇼,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입력 : 2017-06-20 06:00:00 수정 : 2017-06-20 09: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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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O리그는 그야말로 ‘홈런 풍년’이다.

지난 주말 3연전 동안 5개 구장에서는 ‘홈런 쇼’가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려 50개의 홈런포가 터졌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팬들은 시원한 청량제를 맛보는 기분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덕분에 그동안 최정, 한동민(이상 SK) 2파전이었던 홈런왕 양상도 조금씩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흥미진진해졌다.

주목할 만한 기록들도 쏟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윌린 로사리오(한화)다. kt와의 주말 3연전에서 무려 8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이전까지 KBO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두 번이나 50홈런 시즌을 보냈던 박병호(미네소타)도 3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때려낸 적은 없었다. 6개 홈런을 쏘아 올린 게 전부다. 로사리오의 활약으로 한화는 다시 한 번 치고나갈 계기를 마련했다. 로사리오가 지금의 파괴력을 6월 말까지 유지한다면 순위표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광주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양 팀이 나란히 만루 홈런-백투백 홈런을 터트렸다. 먼저 움직인 쪽은 KIA다. 1회말 서동욱의 만루 홈런에 이어 김민식의 솔로포까지 터지며 흐름을 가져갔다. LG도 지지 않았다. 6회초 유강남의 만루 홈런에 이어 손주인의 그라운드 홈런을 더하며 그대로 맞받아쳤다. 백투백 홈런에 그라운드 홈런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통산 세 번째다. 만루 홈런, 백투백 자체가 진기한 그림인 것은 감안하면 종합홈런세트였던 셈이다.

단순히 타자들의 능력치가 좋아서 홈런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원인이 있다. 스트라이크 존의 정립도 한 몫을 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으로 인해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던 타자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상태다. 심판들 역시 경기를 치르면서 나름대로의 존을 확립하게 됐을 것이다. 여기에 투수들의 불안한 제구도 크게 작용했다. 실투는 곧 장타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체력적으로 지치는 시기라고 하더라도 더욱 제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홈런이 많아진다는 것은, 팬들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다. 화끈한 공격 야구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올 시즌 외인 투수들이 예전만큼 큰 활약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투수들 기근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다 보면 리그 전체의 수준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보다 균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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