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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배정남 "날 키운 할매 위해 성공하고 싶었다"

입력 : 2017-06-08 13:00:00 수정 : 2017-06-08 09: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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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배정남 인터뷰에 왔다. 함께 출연한 선배 배우 이성민, 김성균이 인터뷰 장소로 넉살 좋게 웃으며 들어온다. 그러더니 대뜸 ‘우리 동생 잘 부탁드립니다’하고 넙죽 인사를 하고 간다. 이 팀 진짜다. 말로만 ‘우리는 가족 같은 팀입니다’라고 외치는 게 아니라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게 느껴진다. 좋은 형님들에 좋은 작품까지, 배정남은 요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출연작 ‘보안관’이 258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인 200만을 훌쩍 넘겼다. 작품의 흥행이 더 와닿는 이유는 드디어 ‘내 캐릭터’라고 할 만한 역할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 동안 대사 없이 눈빛으로만, 액션으로만 보여준 작품이 더 많은 그. 이제서야 대사라는 걸 하고 캐릭터 이름으로 대중에게 불린다.

영화 홍보 겸 출연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는 인간 배정남의 매력이 대방출 됐다. 연이어 MBC ‘무한도전’까지 출연하며 대세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 최근엔 그의 유행어 ‘슈얼 와이 낫(Sure, why not?)’으로 CF도 찍었다. 이 남자 요즘 제대로 상승세다.

-늘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나?

“예전에는 인터뷰가 잡히면 표준어를 썼다. 근데 제 고향이 부산이다. 사투리를 안 쓰고 표준어를 쓰려고 노력하니 진실함이 안 나오더라. 아무래도 의식하면서 말을 하니 조심하게 돼서 그런 것 같다.”

-예전엔 신비주의 이미지가 있었다.

“인생을 살아보니 신비주의는 하나도 필요 없더라. 어릴 때는 멋져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허세도 심했다. 그런데 그게 다 저의 진짜 모습이 아니었던 거다. 선배들이 니 모습 그대로 꾸미지 말라고 충고를 해주셨다. 30대부터 그런 모습을 싹 지웠다. 비우고 나니 편하다. 있는대로 보여주니 사람들도 더 많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

-180cm가 안 되는 키로 톱모델 자리에 올랐다. 어떤 계기로 배우로 전업하게 됐나.

“모델 생활 중인 2007년도에 한일합작 드라마 주인공 자리를 제안 받았다. 격투기 선수 역할이었는데 6개월을 준비했다. 그런데 촬영을 2주 앞두고 작품이 엎어졌다. 그때 믿었던 매니저 형에게 사기를 당했다. 낙동간 오리알 신세가 된거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이때 성공하지 못한게 약이 됐다. 어린 나이에 주인공을 맡아서 작품까지 잘됐다면 전 건방져졌을 거다. 주변에 사람도 하나 없는 외톨이가 됐을 거고, 아무 것도 없었으니 추락하기도 쉬웠을 거다. 지금 생각하면 참 다행이다.” 

-배정남 주변에는 늘 사람이 많다. 그 중 류승범과 강동원은 빼놓을 수 없는 인연이다. 데뷔작인 ‘시체가 돌아왔다’와 ‘베를린’에는 류승범의 추천이 있었고 ‘마스터’의 경우 강동원의 추천이 있었다.

“그래도 오디션은 봤다. 민폐를 끼칠 정도로 연기를 못하면 들어갈 수 없다. 형님들이 추천해 준 작품이기에 제 딴에는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제가 못해서 형님들이 욕먹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다른 작품보다 더 신경써서 준비하게 된다.”

-‘보안관’은 어떻게 캐스팅 됐나.

“(강)동원이 형이랑 한강에 피크닉을 자주 간다. 근데 그날은 제작사 대표님이 계셨다. ‘보안관’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줄도 모르고 평소대로 행동했는데 춘모 역할과 너무 딱 어울린다고 하시더라. 저는 그 대표님이 사기꾼인 줄 알았어요(웃음). 그런데 실제로 다음 날 연락이 오더니 오디션을 보자고 하셨다. 동원이 형이 오디션 전에 리딩 합도 맞춰줬다. 도움이 정말 많이 되더라고요. 자신감도 생기고.”

-춘모 캐릭터를 받고 어떤 노력을 했나.

“일단 살을 찌웠다. 7-8kg 정도 늘렸다. 쫄티를 부각시키려고 가슴 운동도 많이 했다. 의상에 있어서는 정말 촌스럽고 싶더라. 그래서 일부러 통 큰 바지를 입고, 휴게소에서 발견한 벨트를 착용했다.”

-힘들었던 적도 있나.

“어릴 때 너무 없이 살았다. 생계가 힘들 때도 있었다.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할매(할머니) 손에 컸는데 초등학교 때는 큰 이모, 작은 이모 집을 전전했다. 중간에 아빠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몇 년 함께 살긴 했는데 안 맞더라. 중학교 때부터 다락방 같은 곳에서 혼자 살았다. 그땐 정말 외로웠다. 친구 집에서 자면 아침에 밥 먹으라고 깨우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정말 부럽더라. 지금은 옆에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들과 함께 욕심없이 오래 활동하고 싶다.”

-삐뚤어짐 없이 컸다.

“어릴 때부터 ‘사고치면 안 된다’라고 생각했다. 경찰서에 올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할머니의 사랑 때문에 바르게 커야한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성공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목표는.

“길게 천천히 하자. 딱 이거다. 예전에 광고도 많이 찍고 잘나가던 때가 있었다. 추락하는 건 한순간이더라. 이제 천천히 가고 싶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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