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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5-21 16:27:30, 수정 2017-05-21 16:27:30

    막무가내 인증샷에 꽃은 죽어간다

    • “꼭 들어가서 찍어야 하나요? '좋은 사진을 찍겠다'라는 일부 시민들의 지나친 욕심이 눈살이 찌푸리기만 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반포 한강공원 서래섬을 찾은 시민들은 ‘봄의 끝자락’ 한강 변 수놓은 유채꽃 물결을 즐기며 청명한 날씨를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인증샷을 찍기 위해 무분별한 출입으로 유채꽃밭이 마구 훼손하는 바람에 수난을 겪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일부 시민들은 집에 가져간다며 유채꽃을 꺾는가 하면 꽃눈 내리는 장면을 연출한다며 꽃을 훼손하고 꽃밭에서 이곳 저것을 헤집고 다녀 없던 길도 생겨났다. 유채꽃 부케를 만들겠다면 아름답게 핀 꽃만 골라서 꺾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유채꽃을 보호하고자 포토존을 만들어 두었지만 속수무책이다. 축제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한강공원을 찾은 김 모(65) 씨는 서래섬 유채꽃밭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일부 시민들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 씨는 "매년 마다 반복되는 풍경이다"라며 "주인 의식은 없고 꼭 들어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포토존도 설치했는데…. 꽃을 훼손하면서 찍어야 하나?" 혀를 찼다.

      서래섬 유채꽃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근 이촌한공원에 조성된 청보리밭에서도 청보리가 훼손돼 있었다. 곳곳에서 밟힌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보리밭을 헤집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바람에 뿌리 주변은 그야말로 볼품없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청보리밭은 서울시 한강 사업본부가 도심 속 전원풍경을 연출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 한강 변에 2만5천100㎡ 규모로 조성됐다.

      한강공원 인근 주민 강 모(43) 씨는 "산책할 때 눈살을 찌푸린다. 지적하기에도 그렇고 뭐라 할 수도 없다"라며 “밟히고, 꺾인 보리를 볼 때마다 뭔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라며 힘든 심정을 드러냈다.

      반포한강공원 측은 "사진 촬영을 한다며 유채꽃을 꺾고 훼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유채꽃을 관리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생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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