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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김한수 감독, 우천 취소 후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이유

입력 : 2017-05-11 05:30:00 수정 : 2017-05-11 09: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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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대구 이지은 기자] “혼자 늦게까지 하고 있더라고요.”

지난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삼성과 LG의 맞대결은 갑작스레 쏟아진 비로 인해 미뤄졌다. 방송 카메라와 취재진 역시 모두 철수한 불 꺼진 야구장, 하지만 3루쪽에 마련된 실내 연습장에서는 환한 빛이 새어나왔다. 김한수 삼성 감독이 여전히 자리를 뜨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저녁 늦게까지 경기장을 지켰던 이유는 내야수 이원석 때문. 우천 취소가 결정된 뒤에도 이원석은 짐을 싸는 대신 방망이를 들고 연습장으로 들어갔다. 감독실 앞에 위치한 특성상 김 감독의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10일 LG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실내에서 계속 혼자 훈련을 하고 있길래 옆에서 가르쳐주려고 들어갔다. 손 위치나 하체 쓰는 법에 대해서 조언을 해줬다”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이원석이 받아든 성적표는 9일 기준 32경기 타율 0.208 1홈런 8타점, 시범경기 때만 해도 11경기 타율 0.391로 방망이가 뜨거웠지만 정규시즌 들어서는 영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시즌초에는 6번 타순에 주로 들어섰지만 이제는 8번까지 내려간 상태. 올시즌을 앞두고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기대를 받으며 FA 이적해온 만큼 본인이 호소하는 부담감도 상상 이상이다.

타자 출신인 김 감독은 누구보다 이 고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타자는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 기분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왜 안 나오나 생각을 하다보면 안 좋은 기분을 파고 들어가게 된다. 내가 경험해봐서 잘 안다”라며 “행운의 안타라도 하나 나오면 괜찮아질 일이다. 이를 위해서 소소하게 변화는 시도하겠지만, 부담을 주려고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감독과 선수의 마음이 결국 통한걸까. 이날 8번타자 및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원석은 행운의 안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3회 LG 선발 차우찬의 포크볼을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때려낸 것이다. 특히 볼카운트가 0B-2S로 몰려있던 어려운 상황에서 만들어낸 홈런인만큼 선수 본인에게도 자신감이 붙었을 터다. 비 내리는 밤의 1대1 교습은 소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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