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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위원의 위클리리포트] "야구는 선수 스스로 하는 것" KBO리그에 불어오는 힐만 효과

입력 : 2017-04-25 06:00:00 수정 : 2017-04-25 12: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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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선수가 스스로 하는 것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이 KBO리그에 던지는 긍정의 메시지다.

사실 새 사령탑과 함께 출발한 SK의 시즌초 성적은 좋지 못했다. 31일 kt와의 개막전에서 거둔 패배는 6연패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에게서는 “연패에 빠졌지만 팀 분위기는 좋았다. 더그아웃은 항상 활기찼다”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SK는 이후 12일 롯데전에서부터 7연승을 달리며 반전에 성공했다.

이는 힐만 감독의 리더십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보여진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시작해서 힐만 감독은 선수가 스스로 플레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 경기 중 실수한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 마음을 풀어주며 선수로 하여금 만회할 수 있는 동기를 갖게했다. 타격 부진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정의윤과는 자신의 가슴을 치는 홈런 세리머니를 약속하며 샌드백을 자처했다. 한국 정서로 봤을 때 지도자로서 쉽지 않은 모습이다.

경기에서 지면 감독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적은 현장에서 감독 및 코칭스태프가 감내하려고 한다는 게 힐만 야구의 특징이다. 경기는 선수가 한다는 믿음으로, 몸 상태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까지 관리하며 선수가 최대한 편안한 상태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한다. 야구는 선수가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걸 선수 자신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셈이다.

힐만 감독을 보면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 떠오른다. 당시 로이스터 감독도 수평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2008년 롯데의 포스트시즌을 이끌었다. 당시 롯데 소속이었던 조성환 KBS N SPORTS 해설위원은 “자유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책임이 전제돼있었다. 선수들은 직접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어떤 의미인지 깨닫지 못한다. 그 때는 스스로 자신의 플레이에 납득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었다”라고 전한다. 힐만 효과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물론 아직 벌써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 이른 시점이다. 하지만 힐만 야구가 KBO리그에 선진 야구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전 선수 활용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역시 주전급이 아닌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힐만 감독의 선수 생활은 자체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런 선수들의 마음을 빠르게 읽어내며 한국 야구에 맞게 자리잡고 있다. SK의 새 선장 힐만의 야구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부분이다.

정리=이지은 기자 number3togo@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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