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박한이가 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본인의 상황도 여의치않지만 개막 후 바닥을 치고 있는 팀성적에 대한 비난이 가슴이 아프다. 후배들에게도 힘을 실어줘야한다. 1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한이는 “삼성에 온 지 17년차다. 그간 삼성은 4월 좋았던 기억이 별로 없다. 5월부터 좋아지면서 올라갔다”며 “아직 초반이고 지금 성적에 대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건넸다.
박한이는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해 10월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힘썼고, 퓨처스리그에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타선침체로 고민하던 김한수 감독은 박한이의 몸상태를 보고 받고 콜업을 결정했다. 잠실구장 실내타격장으로 향하던 박한이는 취재진을 보곤 “다들 참 오랜만에 봅니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박한이는 16시즌 연속 100안타(양준혁과 타이) 이상을 때려낸 꾸준함의 대명사다. 결정적인 상황의 한방능력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 시즌 잦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물론 시즌 중 돌아와 제 역할을 다했지만 지난 오프시즌의 경우는 가볍게 볼 수 없었다. 스프링캠프도 처음으로 빠졌다. 그래도 박한이는 구슬땀을 흘리면서 끝내 돌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기록경신은 의미가 없다. 박한이는 “지금 세자릿수 안타 기록을 이어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그냥 경기에 뛰게 되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며 “지금은 팀이 어렵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성적 얘기가 나오자 한 마디를 건넨 것이다. 박한이는 “우리를 약하다 약하다 하시지만, 우리들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했다”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최강 삼성’의 역사를 몸으로 기억하는 박한이가 던진 당부, 그 무게감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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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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