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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쉿!" 피어밴드가 취재진의 말문을 막은 이유

입력 : 2017-04-17 06:00:00 수정 : 2017-04-17 0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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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이지은 기자] “쉿!”

16일 LG와의 맞대결이 펼쳐질 잠실구장, 3루 원정 더그아웃에서는 올시즌 kt의 외인 에이스로 거듭난 피어밴드(33)의 인터뷰가 한창이었다. 이제 3경기 등판했지만 벌써 3승째, 평균자책점은 0.36에 그친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완투승을 거뒀고, 세 번째 경기에서 9이닝 무실점 호투로 역시 승리를 챙긴 상태다.

취재진의 관심이 피어밴드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 자신의 주무기로 거듭난 너클볼, 포수 장성우와의 호흡, kt의 달라진 수비진 등 쏟아지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던 피어밴드는 어떤 한 질문에 갑자기 표정이 익살스레 바뀌었다. 이내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다대더니 통역을 거칠 필요가 없는 답변을 내놨다. “쉿”이라는 단 한 마디였다.

그렇다면 피어밴드가 답변을 피해나간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올시즌 이어가고 있는 자신의 기록에 관한 것이었다. 피어밴드는 첫 등판이던 지난 2일 SK전 3회부터 시작해 15일 LG전 9회까지 무려 2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본인 역시 이 기록에 대해서 인지를 하고 있는 상황, 이제 KBO리그 3년차인만큼 한국의 언론들이 여기에 주목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기사 검색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곧바로 취재진의 말문을 막아세운 건 ‘이상한 미신(stupid superstition)’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피어밴드는 “내가 오랜 시간 야구를 해왔던 미국에는 일종의 미신이 있다. 조금 바보같이 들릴 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기록이 이어지는 상태에서 이에 대해서 말을 하는 경우 잘 되던 게 깨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쑥쓰럽게 웃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던 서재응 SBS SPORTS 해설위원 역시 이 징크스에 관한 얘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설레발은 필패’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일시적인 호성적을 가지고 부산을 떨었다가는, 결국 이것이 빌미가 돼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외인 투수에게도 이 진리(?)는 통용되는 모양이다. 피어밴드는 이 기록에 대해서는 끝까지 웃음으로 일관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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