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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임창용에 대한 배려,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이 녹아있다

입력 : 2017-04-12 07:00:00 수정 : 2017-04-11 18: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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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권기범 기자] ‘안좋은 기(氣)가 있을 땐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죠.”

김기태 KIA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마무리 임창용(41)의 보직을 한시적 파기했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김기태 감독은 향후 고정 마무리 없이 불펜을 운용할 뜻을 내비쳤다. 상황에 따라, 스코어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다른 투수를 투입하면서 승리를 매조짓겠다는 의미다. 이른바 ‘집단 마무리 체제’다.

임창용은 시즌 초 KIA의 고민거리가 됐다. 개막 후 4경기에서 2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9.00(3이닝 8피안타)까지 치솟았다. 피안타율이 0.500에 이르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4.00이다.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볼넷 1개씩을 내줬고, 안타를 허용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불운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상대 타자가 임창용의 공을 전혀 겁내지 않는다. 구속은 여전하지만 어느새 임창용은 마무리의 위엄을 잃어가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고민했다. 임창용은 KBO리그 최고참급 선수고, 하루하루가 한국야구사의 기록이 된다. 감독으로서도 후배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고, 특히 마무리 보직을 박탈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임창용의 마음을 이해하려했고 설득에 나섰다. 차 한 잔을 나누며 대화를 나눴고, ‘한번쯤 무거운 짐을 내려놓자,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다’고 말을 했다. 김 감독은 마음이 편치는 않다. 현역의 황혼이기도 한 임창용이 혹시라도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까봐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무엇보다 자신의 기억과 임창용의 현 상황을 오버랩시키며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나도 현역 마지막 때 번트사인도 받았고, 상대 투수들이 내리 2번을 한가운데로 던지더라. 내가 더 이상은 무섭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감독이기 전에 야구 선배다. 창용이도 마음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엔트리 말소 등의 조치는 없다. 여전히 임창용은 KIA 불펜의 핵심이고, 상황에 따라 7회, 혹은 8회 등판할 수도 있다. 심동섭, 한승혁 등 불펜의 핵심자원과 함께 맞물려 등판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김기태 감독은 “창용이의 기가 너무 안좋다. 뭐가 끼였다는 말을 하는 것처럼 흘러간다”며 “안좋은 기는 좀 돌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대한 예의를 갖췄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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