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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로고가 죄? 김해림의 우승을 왜 볼 수 없었나

입력 : 2017-03-20 13:42:39 수정 : 2017-03-20 14: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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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정치 군사적 문제가 스포츠로 비화돼 씁쓸함을 안겼다. 김해림(28·롯데)의 우승 순간, 전세계 골프팬들은 중계화면에서 환하게 웃는 우승자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김해림은 지난 19일 중국 하이난섬 하이커우 미션힐스GC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7년 첫 대회인 SGF67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최종 합계 14언더파 205타로 배선우(23·삼천리)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끝에 우승했다. 연장 2차전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째, 우승상금 1억500만원을 손에 넣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1타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라운드에서 17번홀까지 1타차 2위. 그러던 중 마지막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낚아 연장으로 끌고들어가더니 연장 2차전에서 다시 2m 버디퍼팅을 성공시켰다.

그런데 축하의 장면을 TV 화면에서 볼 수 없었다. 경기 내내 우승경쟁을 펼치던 김해림을 장거리 샷으로 잡거나 뒷모습만 보여주며 의문을 안기더니 우승 확정 이후 시상식 중계도 취소했다.

바로 김해림의 모자 정면에 새겨진 롯데 로고 때문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중국의 보복조치가 양국간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해림도 희생양이 됐다. 김해림의 후원사인 롯데는 소유지인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다는 이유로 중국내에서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등 롯데 유통부문이 중국에서 아예 철수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골적인 반롯데 감정이 이날 드러난 것이다. 비단 김해림 뿐 아니라 공동 3위에 오른 이소영도 롯데 소속 프로인 터라 중계화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대회 중계방송은 CCTV 5+에서 주관방송했는데, 김해림이 우승을 확정한 순간 화면은 줌아웃으로 선수들의 얼굴까지 잘 안보일 정도로 멀어졌다. 롯데 로고를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의도가 느껴졌다. 더욱이 각종 중국 매체 역시 우승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김해림 대신 배선우의 사진을 배치하거나 아예 사진없이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색을 배제해야할 스포츠에서 황당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김해림이 우승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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