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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꼴' 박태환·김연아, 형편없었던 국가의 영웅 대접

입력 : 2016-11-22 13:09:45 수정 : 2016-11-22 13: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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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포츠영웅’ 박태환(27)과 김연아(26)마저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모지를 개척한 국민적 스타에서 국가의 외압을 받기까지, 어쩐지 비슷한 모습의 두 사람이다.

박태환은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부터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인 최순실(60·구속)씨의 측근으로, 최순실에게 정부 차원의 각종 특혜 및 이권을 몰아준 인물로 지목됐다. 박태환 측이 최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올림픽에 나가지 않으면 기업의 스폰서를 연결해주겠지만, 출전을 고집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는 “(모교인) 단국대 교수를 해야 할 것 아니냐”며 교수 자리를 미끼로 회유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청와대 게이트’ 불똥은 김연아에게도 튀었다. 김연아는 지난 2014년 청와대로부터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을 요청받았으나 이를 거절, ‘미운털’이 박혀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늘품체조란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에게 장려할 목적으로 제작한 보급형 체조로, 최순실의 측근 차은택 씨가 제작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한체육회가 선정하는 스포츠영웅 명단에서 김연아가 제외된 것을 두고 청와대의 보복성 행각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당시 김연아는 인터넷 투표에서 82.3%라는 엄청난 지지를 받았음에도 규정에 없는 나이 제한을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박태환과 김연아는 한국이 낳은 최고의 스포츠 스타다. 불모지 종목의 개척자나 다름없다. 다른 나라 이야기인줄만 알았던 수영과 피겨스케이팅에서 나란히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국제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이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이들의 발걸음 하나하나는 고스란히 역사로 남았다. 하지만 영웅에 대한 국가의 대접은 형편없었다. 두 사람 모두 문체부의 외압으로 인해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했다. 고래 싸움에 등터지는 두 스포츠 스타의 모습에 국민들의 씁쓸함은 더해만 간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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